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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중 Nov 11. 2024

삶의 기로에 서 있는 당신을 위한 노래

청년을 위한 J-POP

 때때로 위안을 받게 되는 노래가 있다. 그것은 29, 30이라는 노래이다. 나는 이 곡을 올해 8월 말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원곡이 아닌 커버곡을 먼저 들었다. 그 이유는 원곡자인 '크리프하이프(CreepHyp)'의 메이저 데뷔 15주년을 기리기 위해 발매한 트리뷰트 앨범을 통해 이 노래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앨범은 다양한 밴드들(SEKAI NO OWARI, 10-FEET, indigo la End, back number, Yorushika 등)이 재해석한 크리프하이프의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에서 29, 30은 Ulfuls라는 일본의 록 밴드가 커버했는데, 제법 나이가 느껴지는 목소리라 절절하면서도 나름 인생에 대해 깨달은 듯 담담한 느낌이 나는 커버이다.


もしも生まれ変わったならそっとこんな声になって(만약 다시 태어날거면 살며시 이런 소리가 되렴)의 앨범 아트. 참여한 아티스트들의 캐릭터가 귀엽게 그려져 있다.


ウルフルズ ‐ 「二十九、三十」/ 울프즈의 29, 30

작사-尾崎世界観(오자키 세계관)

작곡-尾崎世界観(오자키 세계관)


いつかはきっと報われる

언젠가는 분명 보답받을 거야

いつでもないいつかを待った

언제일지 모를 언젠가를 기다렸어

もういつでもいいから決めてよ

이젠 언제든지 괜찮으니까 결정해 줘

そうだよなだから「いつか」か

아 그렇구나 그래서 '언젠가'구나

誰かがきっと見てるから

누군가가 분명 보고 있으니까

誰でもない誰かが言った

누구인지 모를 누군가가 말했어

もうあんたでいいから見ててよ

이미 당신인 채로 충분하니까 두고 봐 봐

そうだよなだから「誰か」か

아 그렇구나 그래서 '누군가'인구나

あーなんかもう恥ずかしい位いける様な気がしてる

아~ 뭔가 이젠 부끄러울 정도로 잘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ずっと誰にも言わなかったけど

줄곧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지만

今なら言える

지금이라면 말할 수 있어

明日の朝恥ずかしくなるいつものやつだとしても

내일 아침이면 다시 부끄러워질 평소의 그 녀석이라 해도

ずっと今まで言えなかったけど

지금까지 계속 말할 수 없었지만

サビなら言える

싸비라면 말할 수 있어


嘘をつけば嫌われる

거짓을 말하면 미움을 받아

本音を言えば笑われる

본심을 내보이면 비웃음을 받아

ちょうど良い所は埋まってて

딱 적당한 곳은 가득 차 있어서

今更帰る場所もない

이제 와서 돌아갈 곳도 없어

現実を見て項垂れる

현실을 보고는 고개를 떨궈

理想を聞いて呆れかえる

이상을 듣고는 정말 어이없어해

何と無く残ってみたものの

별생각 없이 남아 보았지만

やっぱりもう居場所はない

역시 더는 있을 곳은 없어

もしも生まれ変わったならいっそ家電にでもなって

만약 다시 태어날 거면 차라리 가전제품이라도 되어

空気清浄機とかなら楽してやっていけそうだな

공기청정기라든가 된다면 편하게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何も言えずに黙ったまま空気を読んだ振りをして

아무 말 없이 입을 다문 채 공기를 읽은 척을 해서는

遠くから見てるだけの俺みたいだし

멀리서 바라만 볼 뿐인 나랑 비슷하기도 하니까

でも

그래도

あーなんかもう恥ずかしい位いける様な気がしてる

아~뭔가 이젠 부끄러울 정도로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어

ずっと誰にも言わなかったけど

줄곧 누구에게도 말하진 않았지만

今なら言える

지금이라면 말할 수 있어

明日の朝恥ずかしくなるいつものやつだとしても

내일 아침이면 또 부끄러워질 평소의 그 녀석이라 해도

ずっと今まで言えなかったけど

여태껏 쭉 말할 수 없었지만

サビなら言える

후렴이라면 말할 수 있어

前に進め 前に進め 不規則な生活リズムで

앞으로 나아가 앞으로 나아가 불규칙적인 생활 패턴에서

ちょっとズレる もっとズレる 明日も早いな

조금 어긋나 더욱 어긋나 내일도 빨리 오는구나

前に進め 前に進め 不規則な生活リズムで

앞으로 나아가 앞으로 나아가 불규칙적인 생활 패턴에서

ちょっとズレる もっとズレる 明日も早いな

조금씩 벗어나 더욱 벗어나 내일도 금방이구나

前に進め

앞으로 나아가


そうだよなだから「誰か」か
아 그렇구나 그래서 '누군가'인구나
 
그렇다. 당연하게도 ‘누군가’의 ‘조언’에는 ‘책임’이 없다. 어디까지나 ‘조언’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그저 ‘도움을 주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 보조를 받아들일지 말지는 오로지 개인의 몫이다. 혹시 ‘누군가’라는 타인이 자신을 인정한다고 그대로 현실에 안주하고 있지는 않은가? 타인의 말을 너무 맹신한 나머지 발전을 멈추지는 않았는가? 또, ‘진심 어린 조언’과 ‘그저 막 던질 뿐인 조언’을 구분할 줄은 아는가? 물론 ‘조언’이라는 것에는 갸륵한 마음이 담겨 있기에 그 자체로 고마운 것이지만 자신의 일은 자신이 생각하고 행해야 훗날 탓할 ‘누군가’가 안 생긴다. 寺山修司(데라야마 슈지)의 말처럼 OO 때문인 것은 아무것도 없고 우리는 매 순간 자기 자신을 위해 자신을 내던지고 있을 뿐이다.


あーなんかもう恥ずかしい位いける様な気がしてる
아~ 뭔가 이젠 부끄러울 정도로 잘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우리에게는 때때로 근거 없는 자신감이 솟곤 한다. 그리고는 다음날이 되면 근거 없는 자신감에 휩싸였던 자신에게 부끄러움을 느끼며 이불킥을 하기도 한다. 또 ‘자기 객관화’라는 말이 유행하고부터 이 자신감을 혐오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났다. 그러나, 나는 이 ‘근자감’이 가끔은 이롭다고 생각한다. 물론 근거 있는 자신감이 가장 성공 확률이 높겠지만 근거가 있음에도 때때로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확실히 보장된 것들만 하고 살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우리가 존경하는 위인들은 뭐 확실한 근거가 있어서 목숨을 걸고 도전했겠는가? 대부분은 시대적으로 ‘근거가 없던 자신감’으로부터 그러한 업적들을 세웠다고 나는 믿는다.

サビなら言える
후렴이라면 말할 수 있어

 하고 싶은 말이 있음에도 못할 때가 많다. 그럴 때면 우리는 그냥 꿀꺽하고 삼켜버리거나 또는 어떻게든 무언가를 빌려서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흘리려고 한다. 예를 들어 술기운을 빌린다던지 필자의 경우처럼 글을 쓴다던지 아니면 행동으로 눈치를 준다던지 등 여러 방법들이 있다. 그중에서 이 곡의 주체는 평소 부끄러워서 타인의 두 눈을 마주 보고서는 하지 못하는 말을 ‘후렴’에다 흘렸다. 어떤 마음으로 그랬는지 정말 잘 와닿는다.



위의 영상은 크리프하이프가 불러 2014년에 발매한 원곡이다. 크리프하이프 특유의 얆고 높은 목소리와 함께 나른함과 쓸쓸함이 잘 담겨있는 곡이다.




위의 영상은 2017년에 발매한 GING NANG BOYZ 버전의 29, 30이다. 이 버전은 '락'적인 요소가 더 많이 들어가고 30세를 앞둔 29살의 처절한 절규가 잘 담겨있다




위의 영상은 서강대학교 ‘맥박’에서 커버한 공연이다.

 이 곡을 커버한 한국 분들이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심지어 무려 3일전에 올라왔다. 다른 커버 영상이 있는지 더 검색해 보았으나 안 나오는 것을 보니 아마 이것이 유일한 한국의 커버 영상일수도 있겠다. 긴장한 보컬의 떨림이 그대로 전달이 되었는데 오히려 진정성과 호소력이 있어서 좋았다. 애초에 이 곡은 현재가 불안하고 소심한 사람이 음악을 통해, 마음에 담아 놓았던 얘기를 하면서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는 곡이기 때문에 이렇게 부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프로 수준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나 또한 글을 쓰는 아마추어이기에 응원하고 싶어진다. 또 듣고 싶은 커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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