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에 도착했다. 키 큰 나무들이 우리가 예약한 공간을 빼곡히 둘러싸고 있다. 의자 테이블과 화로대가 하나씩 놓여 있고. 나무 사이로 햇빛이 내려앉아, 아늑하다.
차 문을 열어 텐트, 쉘터, 캠핑의자, 아이스박스, 장작 묶음, 침낭, 기타 잡동사니들을 줄줄이 꺼낸다. 작은 차에 이 많은 짐을 어떻게 다 실었나 싶지만, 이제는 아내와 나의 기술이 됐다. 짐을 나르고, 우당탕탕 쉘터와 텐트를 치고 나니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아이스박스에서 시원한 맥주를 꺼내 ‘똑’ 딴다.
"캬~"
한숨 돌리며 의자 테이블 위에 테이블보를 덮고, 화로대 주위로 의자를 둥글게 놓는다. 저만치 나무 위에서 너구리 한 마리가 우리를 구경하고 있다. 조용히, 미동도 없이. 아이스박스가 잘 닫혀 있는지 다시 한번 꾹꾹 눌러본다.
타닥타닥.
불꽃이 피어오른다. 모닥불 앞에 둘러앉아 맥주 한 캔씩 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휴대폰은 우리 대화에 끼어들지 않는다. 시선은 오직 서로를 향하고, 불빛은 얼굴을 따뜻하게 감싼다. 나무 타는 냄새가 온몸에 스민다. 슬슬 해가 기울고, 밤이 깔린다.
“캠핑 오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아.”
불멍하며 중얼거린다. 서로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이 시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