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운양 생활

by 독고다히

동거인 운양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나와 동거 중인 구성원은 나포함 다섯 명이다.

그중 우리 집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운양이 있다.



먼저 운양이라는 별칭에서도 알 수 있듯 운양은 여자다.



그러나 운양의 성별을 얘기할 때면 정기고와 소유의 '썸'이라는 노래의 가사가 떠오른다.

'여자인 듯 여자 아닌 여자 같은 너'



운양의 생김새는 머리가 길고 얇은 뼈 구조를 가지고 있어 여성으로 보이지만,

구성원들 사이에서 장남으로 통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또 프린트기가 고장 났어, 이거 어떡해?" 라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질문하면,

" 곧 와 , 기다려"라고 흥분한 구성원을 파파존스(아빠)가 안심시킨다.



몇 분 후, 운양은 전화기 한대를 손에 쥔 채 가방을 내려놓지 못한 상태로 모든 걸 일사천리로 해결하는 면모를 보여준다.



불과 일 년 전까지만 해도 운양이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제2의 맘스터치(엄마)였다.

아침이면 단잠에 빠진 구성원들을 깨워 출근 준비를 시켰고, 저녁이면 구성원들이 먹을 음식의 장을 봐오곤 했다.



많은걸 도맡아 했던 운양의 역할이 줄어들게 된 계기가 발생했다.

믿기지 않지만, 운양이 결혼을 했다는 것이다.



결혼식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운양에게는 일 년 남짓 사귄 남자 친구가 있었다.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두 사람은 서로의 기념일에 선물하는 걸 좋아했고, 그중 하나인 포토액자가 운양의 방에 전시된 걸 통해 운양의 남자 친구를 보게 된 것이다.



자린고비가 몸에 배어 돈을 허투루 쓰는 걸 좋아하지 않는 운양이 남자 친구에게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고 선물하는 모습에 놀라웠고

점점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운양에게 때가 됐음을 짐작하고 있었다.



운양은 불행하게도 코 시국에 결혼식을 올리게 되어 많은 하객들의 축하를 받지는 못했지만,

내가 지금까지 본 신부중에 가장 화려하고 예뻤으며 행복해 보였다.



특이점은 운양은 결혼식을 올렸고 신혼여행을 다녀왔는데 아직 내 동거인이라는 점이다.

(지역이 다른 곳에서 일하는 두 사람은 아직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다.)




'기약 없는 동거를 하고 있는 운양아, 조금 천천히 나가는 건 어떻겠니?, 하루하루를 신명 나게 OK?'

(#운양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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