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은 높다.

by 독고다히

운을 믿으시나요?

"Yes!"



나는 운이 좋아 파파존스와 맘스터치 곁에서 태어났고, 운이 좋아 시험에 합격했고, 운이 좋아 면접에서 합격해 일을 했고,

최근엔 운이 좋아 처음으로 주식에서 수익을 내보기까지 했으니, 생각한 대로 이루어진 것은 운이 큰 작용을 한 거 같다.





그렇게 내 인생에서 또 한 번의 운이 작용을 해 들어간 회사는 내가 두 번째로 다닌 대학교 정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코 시국에 대면 수업을 하지 않아 2학기 개강을 앞두고 대학교엔 학생을 좀처럼 보기 어려웠으나 점차 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하자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학생들이 여럿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본 대다수의 사람들은 노란색 카카오 바이크를 타고 다니는 듯해 보였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쳐다보며 왕년에 자전거를 타본 경험이 어렴풋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그날 저녁 욕구와 갈망이 치솟아 유튜브에 '카카오 바이크 사용법'이라고 검색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사용법은 간단했다.

결제수단인 카드 혹은 휴대폰결제 등을 등록해 놓은 후 내가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 후 잠금 완료 장치를 연결해주면 자동으로 돈이 빠져나간다.





그럼 이제 모든 사전 준비는 끝이 났으니 밖에 나가 실전을 치를 일만 남아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으니, 나에게는 자동차가 있다는 것이다.

(일명 아방이로 불린다.)





자동차가 있는데 굳이 돈을 이중으로 써가며 자전거를 타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평일에서 주말로 넘어가는 금요일 어느 저녁,

알람을 맞추고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저녁 밤이었지만 이상하게 다음날 자전거를 꼭 타봐야 할 것만 같았다.





그렇게 알람 소리에 깬 다음날 아침,

가까운 거리부터 연습해보자는 마음에 집에서 4킬로 떨어진 다른 동네로 넘어가기로 결심했고 옷은 최대한 가볍게 무장했다.





어플로 첫 번째 자전거의 위치를 파악하고 자전거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려 하자 실패하였다.

누군가 타고 있는 자전거였던 것이다.

많이 당황했지만 나의 특기인 차분함을 발휘해 두 번째 자전거는 성공하였다.





옆동네로 넘어가는 길은 오르막이 거의 없는 평지였고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앞으로 휙휙 나아가는 전기자전거를 타며

"아 이거지, 내가 원한 건 이 시원한 바람뿐이었어"를 외쳤다.




나는 십 년 만에 자전거를 탔지만 어색하지 않았고 심지어 위험하지도 않았다.

자전거에서 내려 집까지 걸어가는 동안 하늘을 바라보며"와, 가을 하늘은 참 높고 푸르다. 그리고 오늘도 운빨 좋은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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