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 진심인 남자.

by 독고다히

직장 생활한 지 4년 차에 접어든 내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치사하고 더러워서 못해먹겠네. 그만둬버리면 그만이야"



그럼 옆에 있던 파파존스는 내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그만두든지 알아서 해, 다른데 구하든지"

말려주길 원하는 내 의도는 깡그리 뭉개진 대답이다.



"그게 아니고, 아니 됐어, 내가 알아서 할게"하고 울컥한 마음을 문소리에 대비시켜 쾅 닫고 들어간다.



왜 그럼 파파존스는 딸의 직장에 무심하게 대답하였을가에 대해 얘기하기 앞서,

파파존스의 직장 인생에 대해 알아야 된다.



파파존스는 무려 한 직장에 하나의 직업으로 33년을 근무를 하였고, 얼마 전 30년 이상 몸담은 직장에서 퇴직을 하였다.



"100세 시대에 60살에 퇴직하는 건 너무 가혹해, 나는 아직 일 할 수 있는데 말이야, "

파파존스는 퇴직을 앞두고 심난해했고, 퇴직 후 직장을 구하기 위해 열정 하나로 자격증 준비에 몰두하였다.

결과 , 탐정가 이자 소방안전관리자, 행정사, 사회복지사라는 직업군을 가질 수 있는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온 파파존스의 눈에는 '고작 4년밖에 안됐는데 그런 생각을 한다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말로만 "그만둘 거야"를 외치지 실천은 하지 않는다.

(내뱉는 말을 실천으로 옮겼다면 나는 아마 일 년에 10번 이상은 직장을 옮겼을 것이다.)



이십 대에도 삼십 대에도 직장을 찾기 위해선 갖은 노력이 필요하다.

예컨대 지원할 회사의 정보를 확인하고 그에 맞게 자소서를 수정하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다.



작성된 자소서를 회사별로 지원하다 보면 하루에만 10군데가 넘는 곳에 지원할 때도 있다.

그러면 정작 전화 오는 곳은 1~2군데, 현실은 가혹하고 냉정하다.



그렇다면 60대는 어떨까?,

예외는 없다.



그전까지 파파존스의 생활 반경은 거실의 소파였다. 지정석처럼 매번 앉은자리에만 앉았고 그 자리는 푹 꺼지고 마는 지경에 이를 정도이니....


그런데 달랐다.

볼 때마다 소파가 아닌 컴퓨터 의자에 앉아있었고 항상 타자기를 두드리고 있었다.

파파존스는 열심히 이력서를 다 작성한 다음엔, 면접 준비 또한 설렁설렁하지 않았다.

항상 구성원들을 앉혀 놓고 1분 자기소개를 연습했으며, 연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리가 미세하게 떨림이 느껴지곤 했다.


그렇게 퇴직 후 하루 종일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기가 두려웠던 파파존스는 일을 하는 구성원들보다 더 바쁘게 지내기 시작했고,

매사에 열과 성을 다하는지라 운동 또한 게을리하지 않았다.

구성원중 한 명의 출근시간에 맞춰 집을 나서 동네 뒷산을 등산하며 하루를 일찍 시작하게 된 것이다.




오늘도 파파존스는 어김없이 집을 나서 두 가지의 운동을 했을 것이며, 오후에는 드디어 첫 출근을 시작했을 것이다.


남들은 모르는 우리만 아는 것이 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지내온 파파존스지만 요령을 피우지 않은 채 내일을 위해 열심히 살 것임이 틀림없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 구성원들은 그의 삶을 끝까지 옆에서 응원한다는 점을 알고 항상 지금처럼 파이팅했으면 좋겠다.



우리 아빠 최고다!




PS.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 그렇게 열심히 운동을 하는데 팔다리는 점점 가늘어지는 것일까.... 운동을 안 해야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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