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닿지 못하는 거리

by 오가은





들녘 가득 벼 냄새 스미고

바람은 네 깊은 숨결을 스쳐 지나간다

찬바람이 휙 지나간 자리마다

오래된 그리움의 궤적만 남아

메마른 흙먼지만 부슬부슬 일어난다


오늘도 나는 애타는 마음 들고

허공을 벤 듯 서성인다

운명을 묶은 시간의 쇠사슬

나는 끊고 싶지 않아 붙잡는다


너는 저 멀리 무심한 금빛으로 여물건만

나는 무엇조차 담지 못한 빈 잔이 되어

그리움에 길게 늘어진 나의 그림자만이

너를 향해 닿을 듯 흔들린다


내 마음은 네 목소리를 향해

고개 숙여 시들어 가고

남은 것은 가슴속에 새긴 이름 석 자

너를 부르다 멎은 긴 침묵의 메아리뿐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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