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이 대지를 찍어누르니
한 줌의 그늘에 숨을 고르고
고단함은 고개를 숙여
내일을 고이 심는다
쉴 틈 없이 내리쬐는 오늘
한뼘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갈증에도
한 줌의 흙 속에서 뜨겁게 숨 쉬고
떨어진 땀방울에 꽃이 피어오른다
볕은 용서가 없고
삶에는 쉼표가 없지만
손바닥에 박힌 지난 노력
모조리 뜨거운 하늘 아래
땅속에 스며 천천히 익어간다
나직하게 견디는 오늘 끝에
뜨거운 긴 시간을 걸어
내일의 그늘에 닿을 수 있다면
온몸이 타들어가도 좋다
흙바닥에서도
어김없이 내일은 피어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