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곱게 접어
별 모서리 끝에
훌쩍 벗어두고
주머니 속 걱정도
어깨 위 책임도
이름도 슬쩍 내려둔채
가만히 귀를 기울여
옛날 옛날에
아주 먼 옛날에
낮은 문 활짝 열고
들어서는 순간
높았던 키가
불쑥 줄어들지
세상의 속도와
어른의 무게는
문 바깥 도시에
가지런히 놓아두고
마음을 동그랗게 말아
가만히 귀를 기울여
반짝이는 은하수 길을 따라 걷는 시간
온 세상이 처음인 것처럼 신비로운 순간
늙지 않는 무릎 위에서
거대한 품 속 길을 잃어도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오늘밤
누군가 첫 줄을 꺼내면
나는 또 작아지지
기꺼이
기쁘게
아주 작은 아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