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떠나가는 색이
천천히 어깨 위에 내려앉을 때
멍한 눈동자에 작은 생기 하나
조용히 스며들지
창백한 겨울 햇살은
여전히 차갑지만
빛이 닿는 자리마다
오늘 하루가 부서지지 않도록
다정히 이름을 불러
길게 늘어진 새카만 어둠 속에
잔웃음을 짓는 빛 하나
완전히 밝지 않아도
분명히
꺼지지 않는 어둠을
밀어내고 있어
결이 고운 먼지처럼
희미해 보여도
작아 보여도
분명히
떠다니며 빛을 붙잡고 있지
길게 늘어진 밤
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밝아지고 있는 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