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독한촌닭 Mar 01. 2024

한국에서 첫사랑이 왔다

나에게는 흑역사가 있다.  유치원 다닐 때 친구에게 결혼하자고 고백한 적이 있다.  그 친구는 함부륵에 살던 나랑 동갑 한국남자아이였는데, 독일에 계속 살려고 왔다가 코로나 때 한국으로 갑자기 귀국했었다.  우리가 2022년 여름에 한국 갔을 때 다시 만나서 놀았고 지금 2024년 2월에 친구가 방학이라며 엄마랑 같이 다시 여행 온 거다.  2022년에 친구 만나기 전에 나는 친구 만나기가 부끄러워서 결혼하자 했던 거 없던 걸 로 해주면 만나겠다고 했고 그때 우리는 다시 친구로 지내기로 했다.  이번에 우리 집에서 3박 4일 같이 보내기로 했는데 우리 집에 차가 고장 나서 없었고, 인터넷도 한동안 안 돼서 친구가 다른 집으로 가게 되었다.  그런데 이젠 차도 나왔고, 인터넷도 다시 돼서 다시 초대했고 오늘 오는 날인데... 오늘 아침 5시부터 얀네가 토를 하기 시작했다.  엄만 그걸 친구엄마한테 얘기했고 결국 친구가 안 오게 됐다.  얀네는 많이 아픈 것 같지도 않은데 엄마는 그걸 왜 이모한테 말했으며 이모는 왜 그걸 모든 사람들한테 다 말해가지고 못 오는 거냐고!!! 친구가 지금 지내는 집에 어린이가 두 명 있고, 우리 집에 있다가 다른 집으로 가는데 그 집에는 어린이가 네 명이란다.  그래서 혹시나 옮길까 봐 못 오는데, 얀네는 왜 지금 아픈 거야!!!! 얀네 진짜 너무너무 싫다.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  내가 얼마나 기대했는데, 얼마나 설렜는데... 왜 하필 지금 아픈 거냐고.  내일 밖에서 만나서 놀기로 했는데 혹시 나까지 아프면 내일도 못 만난다고 엄마가 얀네 그만 구박하고 떨어져 있으란다.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 속상하다.  내가 계속 울고 있으니까 어떻게든 친구 만나게 해 줄까 하고 엄마가 계속 이모랑 연락하는데 이모가 이미 다른 스캐쥴을 잡아서 결국 못 만났다.  아빠는 나를 위로해주려고 쌍둥이들을 우리 집에 데려왔다.  그래서 아주 신나게 놀았지!!  그리고 다음날아침 우리 가족은 친구를 만나러 출발했다.

처음 만났을 때 엄청 어색해서 부끄러웠는데 조금 지나고 나선 재밌게 놀기 시작했다.  우선은 내가 좋아하는 Zum Dorfkrug Landhof 농장으로 갔다.  서울에 사는 친구는 역시나 여길 엄청 신기해하며 좋아했다.  집라인을 특히나 좋아했는데 나는 우리 동네 여기저기 다 있는 집라인을 왜 저렇게 좋아하나 모르겠어서 너 이것도 못 타봤냐고 왜 자꾸 집라인만 타자 고하니까 이모가 서울에 저런 거 없다고 한다.  이상하네? 우리 동네에는 가든 넓은 집에는 개인 집라인설치해 두는데.. 한국이 그렇게 안 좋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농장 놀이터에서

원래계획은 여기서 간단히 간식 먹고 놀다가 집으로 가는 건데 아빠가 같이 와서 역시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우리 아빠는 늘 어디 가고 싶어 하고 우리를 차에 태우면 집에 돌려보내주지 않고 힘이 다 빠져서 엄마가 화낼 때까지 우리를 끌고 다닌다.  엄마가 그러는데 독일사람과 한국사람의 가장 큰 다른 점은 놀 때 라고 한다.  한국사람들은 휴가를 가서 반 정도 시간이 지나면 돌아갈 생각을 하고, 휴가 중에도 노트북을 챙겨 와서 짬짬이 일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독일사람은 마지막 날 마지막 순간까지 놀고 그다음에 어떻게 하면 안 가고 하루이틀 더 놀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게 독일사람이란다.  어쨌든 아빠가 함께 있으니 우리는 집에 가고 싶어도 집에 갈 수가 없다.  십 분만 더 가면 된다는 말을 삼십 분째 하며 멀리 더 멀리 달렸다.  그러곤 모든 것이 거꾸로 된 집에 우리를 데려다주었다.  입장료가 꽤나 비쌌는데 한번 둘러보는데 오분도 안 걸렸고, 멀미가 나서 재미도 없었고 집에 가고 싶고 차도 오래 타서 짜증만 났다.  그래서 엄마는 아빠한테 오만 짜증 다부리고 잔소리를 해댔고 아빠는 또 자기도 몰랐다며 어쩔 줄 몰라하며 사과하고 그걸 본 이모는 여전하다며 유튜브 각이라며 웃었다.

모든것이 거꾸로 된 집

그리고 우리는 근처 Timberjacks Bispingen 레스토랑으로 이동했다. 이모는 동치미국물을 찾았고, 엄마는 맥주 큰 거를 한잔 마시곤 이제 멀미가 씻기는 것 같다고 하며 편안해했다.  레스토랑이 엄청 크고 멋져서 우리는 여기저기 구경하고 놀았다.  그렇지만 우린 여전히 집에 돌아가고 싶었다.  

레스토랑에서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씻고 듀플로로 오늘 타고 놀 았던 집라인을 만들고 놀고 쉬다가 잤다.  친구는 다음겨울방학에 다시 오겠다고 했고 우리는 이번 여름에 한국에 가면 다시 만나기로 했다.  친구가 있어서 좋다.

듀플로 집라인


매거진의 이전글 마상체조하는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