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흑역사가 있다. 유치원 다닐 때 친구에게 결혼하자고 고백한 적이 있다. 그 친구는 함부륵에 살던 나랑 동갑 한국남자아이였는데, 독일에 계속 살려고 왔다가 코로나 때 한국으로 갑자기 귀국했었다. 우리가 2022년 여름에 한국 갔을 때 다시 만나서 놀았고 지금 2024년 2월에 친구가 방학이라며 엄마랑 같이 다시 여행 온 거다. 2022년에 친구 만나기 전에 나는 친구 만나기가 부끄러워서 결혼하자 했던 거 없던 걸 로 해주면 만나겠다고 했고 그때 우리는 다시 친구로 지내기로 했다. 이번에 우리 집에서 3박 4일 같이 보내기로 했는데 우리 집에 차가 고장 나서 없었고, 인터넷도 한동안 안 돼서 친구가 다른 집으로 가게 되었다. 그런데 이젠 차도 나왔고, 인터넷도 다시 돼서 다시 초대했고 오늘 오는 날인데... 오늘 아침 5시부터 얀네가 토를 하기 시작했다. 엄만 그걸친구엄마한테 얘기했고 결국 친구가 안 오게 됐다. 얀네는 많이 아픈 것 같지도 않은데 엄마는 그걸 왜 이모한테 말했으며 이모는 왜 그걸 모든 사람들한테 다 말해가지고 못 오는 거냐고!!! 친구가 지금 지내는 집에 어린이가 두 명 있고, 우리 집에 있다가 다른 집으로 가는데 그 집에는 어린이가 네 명이란다. 그래서 혹시나 옮길까 봐 못 오는데, 얀네는 왜 지금 아픈 거야!!!! 얀네 진짜 너무너무 싫다.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 내가 얼마나 기대했는데, 얼마나 설렜는데... 왜 하필 지금 아픈 거냐고. 내일 밖에서 만나서 놀기로 했는데 혹시 나까지 아프면 내일도 못 만난다고 엄마가 얀네 그만 구박하고 떨어져 있으란다.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 속상하다. 내가 계속 울고 있으니까 어떻게든 친구 만나게 해 줄까 하고 엄마가 계속 이모랑 연락하는데 이모가 이미 다른 스캐쥴을 잡아서 결국 못 만났다. 아빠는 나를 위로해주려고 쌍둥이들을 우리 집에 데려왔다. 그래서 아주 신나게 놀았지!! 그리고 다음날아침 우리 가족은 친구를 만나러 출발했다.
처음 만났을 때 엄청 어색해서 부끄러웠는데 조금 지나고 나선 재밌게 놀기 시작했다. 우선은 내가 좋아하는Zum Dorfkrug Landhof 농장으로 갔다. 서울에 사는 친구는 역시나 여길 엄청 신기해하며 좋아했다. 집라인을 특히나 좋아했는데 나는 우리 동네 여기저기 다 있는 집라인을 왜 저렇게 좋아하나 모르겠어서 너 이것도 못 타봤냐고 왜 자꾸 집라인만 타자 고하니까 이모가 서울에 저런 거 없다고 한다. 이상하네? 우리 동네에는 가든 넓은 집에는 개인 집라인설치해 두는데.. 한국이 그렇게 안 좋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농장 놀이터에서
원래계획은 여기서 간단히 간식 먹고 놀다가 집으로 가는 건데 아빠가 같이 와서 역시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우리 아빠는 늘 어디 가고 싶어 하고 우리를 차에 태우면 집에 돌려보내주지 않고 힘이다 빠져서 엄마가 화낼 때까지 우리를 끌고 다닌다. 엄마가 그러는데 독일사람과 한국사람의 가장 큰 다른 점은 놀 때 라고 한다. 한국사람들은 휴가를 가서 반 정도 시간이 지나면 돌아갈 생각을 하고, 휴가 중에도 노트북을 챙겨 와서 짬짬이 일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독일사람은 마지막 날 마지막 순간까지 놀고 그다음에 어떻게 하면 안 가고 하루이틀 더 놀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게 독일사람이란다. 어쨌든 아빠가 함께 있으니 우리는 집에 가고 싶어도 집에 갈 수가 없다. 십 분만 더 가면 된다는 말을 삼십 분째 하며 멀리 더 멀리 달렸다. 그러곤 모든 것이 거꾸로 된 집에 우리를 데려다주었다. 입장료가 꽤나 비쌌는데 한번 둘러보는데 오분도 안 걸렸고, 멀미가 나서 재미도 없었고 집에 가고 싶고 차도 오래 타서 짜증만 났다. 그래서 엄마는 아빠한테 오만 짜증 다부리고 잔소리를 해댔고 아빠는 또 자기도 몰랐다며 어쩔 줄 몰라하며 사과하고 그걸 본 이모는 여전하다며 유튜브 각이라며 웃었다.
모든것이 거꾸로 된 집
그리고 우리는 근처 Timberjacks Bispingen레스토랑으로 이동했다. 이모는 동치미국물을 찾았고, 엄마는 맥주 큰 거를 한잔 마시곤 이제 멀미가 씻기는 것 같다고 하며 편안해했다. 레스토랑이 엄청 크고 멋져서 우리는 여기저기 구경하고 놀았다. 그렇지만 우린 여전히 집에 돌아가고 싶었다.
레스토랑에서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씻고 듀플로로 오늘 타고 놀 았던 집라인을 만들고 놀고 쉬다가 잤다. 친구는 다음겨울방학에 다시 오겠다고 했고 우리는 이번 여름에 한국에 가면 다시 만나기로 했다. 친구가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