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사는 개들은 사람처럼 모두 번호가 있고 세금을 내는 것쯤이야 다들 안다. 독일은 슈퍼 안을 빼곤 어디든 다 개가 있는 것 같다. 이젠 왜 장 볼 때는 개 못 데려오나 싶기도 하다. 시청에 가도 시청직원 책상밑엔 개가 있고, 일반 회사 사무실에도 개들이 주인이랑 같이 출퇴근한다.
나는 4학년 A반인데 4학년 B반 선생님은 계속 개를 데리고 학교에 왔었다. 수업시간에는 복도에 있었는데 애들 보면 짖고 개알레르기가 있는 친구가 있어서 엄마들이 선생님께 뭐라 뭐라 해서 이제 매일은 안 오고 가끔 온다.
오늘은 교회에서 4개 국가가 함께 예배드리는 연합예배 날이었는데 개 한 마리가 예배드리러 나타났다. 공원에서 야외예배드릴 때 같이 온 개는 봤어도 예배당에 예배드리러 온 개는 처음 봐서 신기했다. 내 쌍둥이 친구들은 개를 엄청 좋아하는데 엄마아빠가 개키우면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못 사주고 대신 pflegehund라고 개주인이 여행 가거나 일이 있어서 개를 케어 못할 때 호텔에 보내는 대신 다른 집에 보내서 봐주게 하는 위탁개(?) 같은 개가 세 마리가 있다. 쌍둥이엄마 산드라가 그러는데 개를 병원에 보냈는데 개손톱을 깎아놓고 45유로를 청구했단다. 사람이 네일숍 가서 손톱관리를 받는 것보다 더 비싸다며 엄마랑 쌍둥이엄마는 깔깔 웃어댔다. 우리 뒷집에는 로미오라는 검은 고양이가 있는데 나이가 많다. 뒷집할머니가 병원에 데려다줬는데 병원서 물어보지도 않고 귀수술하고 800유로 청구했다며 왜 마음대로 시술하고 청구하냐고 내가 그 돈 안내면 어쩔 거냐고 할머니는 막 우리한테 씩씩댔다. 돈다 주고 와놓고 선... 하긴 우리집 토끼들도 가끔 병원에 가는데 엄마는 더 이상 병원비는 모르고 싶다고 했다. 토끼 살 때 보통 한 마리에 오십 유로 정도 하는데 병원은 한번 들어가서 의사 선생님만 만났다 하면 기본이 이삼백 유로다. 아빠는 말을 키우고 싶어 하는데 말값이야 천차만별이니 그냥 예산 맞춰서 사면되는데 매일케어하는 것보다 병원비가 두렵다고 엄만 절대 안 된다고 한다. 독일서 돈 벌려면 축구해야 한다던데 수의사도 괜찮을 것 같고...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