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등학교에서의 마지막 학기에 접어든다. 이번 학기가 끝나면 졸업을 하고, 중고등학교로 바뀐다. 4학년이 되고 나서 선생님은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주면서 한 번에 많은 과제를 준다. 늘 하던 분량에 편지 쓰기 읽기 등등등 너무 많이 시키셔 따라 할 수가 없다. 엄마한테 학교공부가 어렵다고 말하니 선생님께서 할 수 있으니까 시키지 좀 더 집중해서 하래서 엄마한테 쏘아붙였다. 엄마였다면 이거 이거 이거 이거를 한꺼번에 하라고 하면 할 수 있겠어?라고 물으니 이해해 줬다. 그러면서 너희반에서 다 한 친구 있어?라고 묻는데 아무도 없어라고 하니 큰일 났다며 이제 겨우 4학년인데 어려운 건 시작도 안 했는데 어렵다고 못한다 하면 어쩌냔다. 엄마가 그러거나 말거나. 또 요즘은 아픈 철이다. 이번엔 이상하게 친구들은 안 아픈데 선생님들이 다 아프다. 우리 선생님도 계속 아파서 못 와서 반친구들은 다들 나눠져서 다른 학급 다른 반으로 다 찢어져서 들어가서 수업한다. 몇 명은 4학년 B반, 또 몇 명은 3학년반으로 또 몇 명은 2학년반으로 나머진 1학년반으로 이렇게 흩어져서 들어간다. 그렇게 들어가서 알아서 우린 공부를 한다. 선생님 아파서 수업 못한 게 한두 번도 아니고 나는 뭐 친구들이랑 있으면 상관없다. 그런데 기도해야 할게 하나 생겼다. 원래 영어선생님이 또 아기를 낳으러 가야 해서 영어선생님이 바뀐다. 아마도 프라우빌레가 될 것 같은데 이 선생님은 엄청 무섭다. 우리는 4학년 B반 담임선생님이 영어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다. 엄마한테도 기도해 달라고 했는데 제발 저 선생님만 아니기를... 우리는 4년 동안 담임선생님이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진짜 다행이다. 그런데 4학년 B반은 1학년때부터 해서 지금까지 5번이나 바뀌었다. 불쌍했다. 엄마는 그걸 듣더니 한국에 1년에 한 번씩 바뀌는 것보다 더 하네라고 한다. 애 낳으러 간 선생님이 두 분, 한 번은 무슨 이윤진 모르는데 바뀌었고, 돌아가신 선생님도 계신다. 이 선생님은 학교에서 엄청 무섭다. 그런데 이 선생님이 집에서 피아노 레슨을 하는데 거기에 우리 반 키옐이랑 미아가 다녔었다. 미아는 처음에 너무 무서워서 찍소리도 못 내고 갔는데 선생님이 문을 열어줄 때부터 너무 다정해서 뭐가 진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고 한다. 그런 미아를 선생님이 알아보곤 선생님이 학교에선 그렇게 해야만 해서 무서운 거라고 하며 아주 다정하게 피아노를 가르쳐 주셨는데 암과 투병하시다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수학선생님도 또 바뀐다. 처음 프라우아일라스가 아기를 낳고 다시 왔는데 또 육아휴직을 신청했단다. 그런데 2월 딱 한 달만. 뭔 육아휴직을 학기 중에 한 달만 쓰냐고 엄마는 욕했고, 아빠는 한 달 휴가 가나 보지 그랬다. 엄마는 혹시 아이가 아파서 한 달 쉬는 거 말고는 이해해 줄 수 없다고 하지만 그 이유를 우리는 알 수 없다. 새로 오시는 분은 처음 우리 학교에 오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데 다정한 선생님이 오셨으면 좋겠다. 이제 4-5개월만 더 다니면 졸업인데 중요과목선생님들이 바뀌어서 엄마가 싫어했다. 지난주에는 진학상담이 있었다. 그날 아빠랑 갔는데 상담 중에 갑자기 코피가 나서 나는 진짜 부끄러웠다. 우리 선생님이랑 프라우아일라스선생님은 아빠가 들어가자마자 졸업하면 한국 가냐고 그거부터 어떻게 되는지 얘기해 달라고 했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선생님은 나를 인문계열고등학교가 아닌 인문상업계열이 함께 있는 학교를 추천해 줬다. 나는 우리 선생님이 참 좋다. 졸업하고 선생님과 헤어질 생각을 하면 벌써 슬프다. 그래서 나는 선생님이 추천해 주는 학교에 가고 싶다. 엄마에게 공부를 못해서 미안하다고 나는 그냥 선생님이 추천한 학교에 가고 싶다고 솔직히 말했다. 엄만 화가 난다고 했다. 이 동네에 인문계열고등학교가 없어서 옆동네로 가야 하기에 입학정원에 맞추기 위해 정말 잘하는 아이 몇 명만 추천하고 나머지는 타학교를 추천하는 것 같단다. 지난 금요일 우리는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성적표를 받았고 짧게나마 방학을 했다. 그 전날 나는 흥분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엄마에게 성적표 나오는 거 너무 두렵다고 했더니 엄마 아빠가 너 공부 어떻게 하는지 다 아는데 뭐가 무섭냐고 많이 안 아프고 학교 잘 다녀준 것만으로도 잘한 거라며 빨리 자라고 했다. 그리고 아침에 엄마랑 아빠랑 같이 학교에 데려다줬는데 아빠가 내가 차에서 내리는 순간 '너 성적표에 다 1점 못 받았으면 집에 들어올 생각하지 마라' 이러는 거다! 아빠가 농담한 건데 나는 뜨끔했다. 우리 성적표는 점수가 없다. 그냥 선생님이 과목마다 코멘트를 해주는데 나는 성적표를 받고 그냥 쑤셔 넣어버렸다. 두려워서 쳐다보고 싶지도 않았다. 학교 마치고는 엄마가 데리러 왔는데 차에 타자마자 성적표 내놔라고 했다. 안 준다고 버텼는데 엄마는 어차피 봐도 제대로 이해도 못한다고 그냥 내놔라고 해서 줬다. 엄만 쭈욱 읽더니 고생했다며 편지와 용돈 50유로를 줬다. 편지는 아빠가 썼는데 아빠 편지를 내가 못 읽어서 결국 엄마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상관없다. 나는 50유로가 생겼으니까. 공부를 잘한 것도 아닌데 용돈을 받아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