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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시쭈 엔젤이 이야기-5

아빠, 엔젤이 이가 빠졌어요~!

by 돌팔이오

큰 애가 초등학교 3학년, 엔젤이가 2살일 때 우리 집에 왔다. 시간이 흘러 큰 애는 대학교 신입생이 되었고 엔젤이는 12살이 되는 시점이었다. 녹내장으로 안구치환술을 받은 엔젤이는 특별히 아픈 적이 없이 잘 생활하고 있었다. 큰 애는 자신을 스스로 '엔젤이의 언니'라고 말하며 보호자의 역할을 도맡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다가와서 또 한 마디 한다.


'아빠, 엔젤이 이가 빠졌어요~!' 하면서 작은 이를 하나 눈앞에 보여준다. 형태로 보아 엔젤이의 앞니로 보였다. '어느 이가 빠진 거니?' '왼쪽 윗니인 거 같아요.' '그래?' 오랜만에 엔젤이의 입을 벌려보고 깜짝 놀랐다. '아, 맞다. 그동안 이 관리를 안 해줬네.' 애들에게 엔젤이의 칫솔질은 부탁한 적이 있었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지, 주기적으로 하고 있는 지를 확인하지 않았었다. '치석 제거를 해줘야겠다.' '그럼 어떻게 해요?' '응, 학교 가서 마취하고 치석제거를 해야겠는데?'


엔젤이는 다시 동물병원을 방문하였고 치과환자로서 치석제거를 받게 되었다. 이전에 마취를 할 때 특이사항이 없었기에 유사한 방법으로 마취를 했고, 진행과정에 따라 국소마취를 추가할 예정이었다. 치과를 담당하는 김 ** 선생에게 일임하고 잠시 다른 일을 하고 왔더니 치석제거가 거의 마무리되고 있었다.


'어때요?' 하고 물었다가 김 ** 선생에게서 한 마디 들었다. '아니, 교수님. 어떻게 관리를 하셨길래 이렇게 될 때까지 방치를 하셨어요?' '네?' '치석제거를 하고 보니 이가 너무 많이 흔들려서 많이 발치를 했어요. 여기 있으니 한 번 보세요.' '이런!' 대여섯 개의 이가 하얀 거즈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그러게요. 보호자가 너무 무심했네요...'


마무리를 하고 엔젤이는 마취에서 회복하였다. 마취에서 깨는 엔젤이는 정신을 차리고 나를 알아봤고, 품에 안고 따뜻하게 해 줬다. 입원장에 넣어두고 밖에서 보니, 엔젤이는 앞니를 여러 개 발치를 해서 혀가 입술사이로 살짝 빠져나오는 상태가 되었고, 결국 상시 메롱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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