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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팔이오 Apr 06. 2020

10.2.14. 신선한 스트레스-2

서 지향 팀장 주례사 (2020.02.16. 15:30) 

  신부 서 지향신랑 나 윤호 주례사 


  안녕하십니까 ?  신부 서 지향 양과 신랑 나 윤호 군의 주례를 맡은 이 인형이라고 합니다.  


  우선 바쁘신 와중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 결혼식에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신 하객 여러분께, 양가 부모님을 대신하여, 제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신랑과 신부를 이렇게 훌륭한 젊은이로 키워주신 양가 부모님께도, 아울러 존경의 말씀을 드리며, 신랑 신부가 새로 출발하는 이 가정에도, 행복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축원하는 바입니다.


  신랑 신부 양가 어른들과 일가 친척, 친지 그리고 이 많은 하객분들을 모시고, 이 성스러운 혼례의식에서, 제가 주례를 맡게 된 것, 또한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하는 바입니다.  저는 신부 서 지향 양이 근무하고 있는 이안동물의학센터와 매달 한 번씩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10년 이상, 한 달에 한 번 이상, 신부 서 지향 양을 옆에서 지켜보아 온 인연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관계로 저에게 익숙한 방법으로 주례를 진행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신부 서 지향 양과 신랑 나 윤호 군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신부 서 지향 양은, 2녀 1남 중 장녀로, 이안동물의학센터에서 테크니션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장래가 촉망되는 직원으로서, 현재 이안동물의학센터에 있는 그 어떤 직원보다 제가 탐내고 있는 직원 중의 하나입니다. 


  신랑 나 윤호 군은, 장남으로, 현재 금강도시환경에 재직 중이며, 호주에서의 외국경험 등을 갖춘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훌륭한 인재입니다.  저희들끼리 하는 업계 말로서는 신체검사 결과특이사항이 없는 31세령의 intact male입니다. 


  신랑 신부가 저에게 주례를 부탁하러 와서는, 주례를 맡아주지 않으면, 주례없이 결혼식을 하겠다고 하면서 저에게 난생처음으로 주례를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심어주었습니다.  이렇듯 신랑 신부는 앞으로도 저에게 주례를 요청할 때의 기억을 바탕으로, 전례가 없으면 만들어 가고, 항상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는 주저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시도하시기 바랍니다.  지금과 같은 마음가짐과 행동으로 평생을 산다면 훌륭하고 행복한 부부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오늘 이 혼례에서, 저 혼자 주례사를 당부하는 것 보다, 신랑 신부가 서로에게 다짐하는 약속이, 더욱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되어 각자 3가지씩의 약속을 기록한 동영상을 제작해 오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여러분도 다같이 동영상을 보시면서 신랑 신부가 어떤 다짐을 하는지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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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그 어떤 주례사보다 더 의미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겠다고 하는 모든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와 같이 신랑 신부의 다짐처럼 산다면, 정말 따뜻하고 행복한 부부가 되지 않겠습니까?  여러분 모두가 증인이십니다.  이 부부가 이 약속들을 평생 지키고 사는지 꼭 오랫동안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저도 이 두 사람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한 가지만 당부하고자 합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하고 싶어하는 것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의 사랑이, 부부간의 사랑이, 모든 사랑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부부간에는 아무 조건없이, 서로 자라온 과정이 다름을 인정해주고, 어떻게 하면, 내 남편, 내 아내가 기뻐할 수 있는 가, 웃을 수 있는가, 즐거울 수 있는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가를 항상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상대방의 기쁨이 곧 나의 기쁨이고, 우리 가족의 기쁨이 되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현재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내가 먼저 양보하고 상대방을 신뢰하면서 살아간다면,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애드립 추가) 오늘 제가 주례를 맡게 된 이 내용을 집사람에게 확인을 받았습니다.  그랬더니 집사람이 하는 말. '주례선생님께서는 그렇게 하고 계신가요?'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도 완벽하지 않지만 항상 노력하는 입장에서 오늘 신랑 신부가,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부부가 되길 바라며, 이 새로운 가정에, 늘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애드립 추가) 더군다나 오늘 아껴왔던 눈도 제가 좀 준비했으니, 여러분 모두 맘껏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간단하나마, 두서없는 말로, 이만 주례사를 마칠까 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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