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시작하기

by 돌레인

7월 이후 갑자기 늘어난 일 탓에 내 시간이 많이 줄었다...ㅠㅠ 일에 치인다는 게 이런 건가 싶어 언젠가로 미뤘던 개인적인 일들을 매일 조금씩이라도 다시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중 하나가 '운동'이다. 몇 년 전 성공했던 아침 공복 운동인데, 이번엔 횟수나 강도를 늘리는 대신 '하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오늘이 일주일째로, 가볍게 시작하자고 생각하니 부담도 덜 되고 더 움직여지고 싶어졌다. 소위 '오십견'이라는 어깨 통증이 1년 전 시어머니를 간호하며 갑자기 찾아와 6개월 간 침을 맞았는데 어느 사이엔가 통증이 덜해진 거다. 다른 쪽 팔도 시작 조짐이 보여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이 덜컥 들었다. '살려고 운동한다'는 말이 맞다...ㅠㅠ 덕분에 몸이 가뿐해지는 걸 느끼니까 말이다. 매일 몸을 활기차게 움직여보는 것, 그게 아침 운동의 목적이다.

두번째는 '프랑스어'다. 아들이랑 독일에 다녀오고선 독어를 배워볼까 했었는데, 브뤼셀과 파리를 다녀오곤 불어를 다시 시작하고 싶어진 거다. 아들은 1년 동안 학원을 다니며 배운 독어를 이젠 번역일에 활용하고 있다. 남편은 영어로 평생 돈을 벌고 있는데, 아들도 영어와 독일어로 벌게 생겨 신기해했다. 나도 일본어로 다시 번역일을 할 수 있을 테지만, 사실 별로 끌리지 않는다...ㅠㅠ 그래도 외국어라는 게 끊을 수 없는 매력이 있어 이번엔 불어를 택했다. 고등학생 시절 잘 배운 제2외국어가 불어에다 문법은 항상 만점을 받았으니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근자감이 발휘된 것도 있다. 단, 글을 읽을 수 있는 정도로 목표를 정했다. 일본어도 읽을 수 있는 수준이라 서점 또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실력이 발휘된다. 불어도 그 정도면 만족이다.

이 모든 시작은 사실 또 다른 목표들을 향하고 있다. '나의 오르세' 책을 제대로 써보는 것... 그러니 원문인 불어를 읽고 싶은 거다. 그리고 남편이 은퇴하고 나면 둘이서 떠날 유럽 횡단 여행이다. 비잔티움에 한창 빠져 있을 땐 여행의 시작을 터키 이스탄불로 정했으나 치안이 너무 불안해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일단 정했다. 로마와 피렌체,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빈, 그리고 독일 퓌센(여기는 남편이랑 다시 꼭 가고 싶은 곳이다!!)을 거쳐 프랑스 파리와 근교, 영국 런던에서 끝내는 여행길이다. 나는 그 모든 여정을 그림으로 남길 거고 돌아오면 글로도 쓸 거다.

무릎이 안 좋은 남편도 이런 우리들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침 맞으며 운동도 병행하고 있는데, 지금은 뛸 수 있을 정도까지 많이 좋아졌다. 코로나를 비롯한 주변 여건이 잘 맞아떨어지는 기회가 오길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 그땐 내 미술사 지식이나 불어 실력도 지금보다 더 나아있길 바란다. 그러니 지금은 준비기간이다. 어쩌면 우리의 여행은 시작된 걸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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