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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인 May 31. 2023

탑뷰 버스로 돌아본 맨해튼

Day 5-3

점심은 타임스퀘어 근처에 있는 일본 라멘을 먹기로 했다.  겉보기엔 작은 가게인가 싶었는데 들어가니 안쪽에 자리가 주욱 있었다.  자리마다 칸막이가 있는, 독서실 같은 라멘집이 뉴욕에도 있어 재미있었다.  일행이라면 칸막이를 접어 함께 먹을 수 있게 한 센스가 돋보였다.  도쿄 메이지진구 마에 근처에서 이런 라멘을 혼자 먹었던 생각도 났다.

그리 특별하지 않은 일본 라멘 맛이었지만 분위기가 좋아 더 맛이 있었다.  단무지나 김치가 있으면 금상첨화~~!!




점심과 휴식으로 체력을 보충한 후 다시 탑뷰 버스를 탔다.  업타운 코스를 다니는 버스는 타임스퀘어를 지나 센트럴 파크를 향해 갔다.


유현준 건축가가 알려준 '허스트 타워'가 바로 눈앞에 보였는데, 과연 독특했다.  유서 깊은 낡은 건축물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의 모범 답을 보여주는 건물로, 겉모양은 남기고 내부를 리모델링 하거나 그 위에 새 건물을 올리는 식이다.  다양한 건축물들을 둘러불 수 있는 것도 뉴욕의 큰 매력이다.


센트럴 파크 주변의 어마어마하게 비싼 주택에 누가 살고 있는지 등의 이야기가 오디오에서 흘러나왔으나 별 관심이 가지 않았다.  잘사는 동네보다 아기자기한 동네가 더 좋은 우리 부부는 식곤증에 까무룩 고개를 떨구기 일쑤였다.  넓디넓은 센트럴 파크를 크게 한 바퀴 돈 버스는 다시 타임스퀘어로 갔다.



타임스퀘어 근처엔 유명한 초콜릿 매장인 M&M과 허쉬가 있다.  M&M은 외부까지 온통 단내가 진동해 들어가자마자 얼마 못 돌고 나와버렸는데 허쉬는 그래도 양반이었다.  시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초콜릿이라 돌아갈 때 사려고 찜만 하려다 특이한 스낵이 눈에 띄어 그 자리에서 먹기로 했다.  커다란 두 개의 부드러운 크래커 사이에 구운 마시멜로와 좋아하는 형태의 초콜릿을 넣어 만든 스모어(S'more)인데, 그야말로 칼로리 폭탄이었다.  두 동양인 부부가 사이좋게 앉아 먹는 게 맛있어 보였는지 등치 큰 백인 아저씨가 맛이 어떠냐고 관심을 보였다.  남편이 설명을 해주자 자기도 먹겠다며 주문하고선 한 입에 먹어치우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서로 함박 웃었다.  머리까지 지끈거릴 정도로 너무 달아 이걸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나이트 투어가 남았으나 이미 몸은 방전된 상태였다.  시간 예약까지 했으나 다운타운 코스를 도는 마지막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이날 하루만 타임스퀘어를 얼마나 다녔던지!!  하지만 저녁 무렵이 되자 새해맞이 '볼 드롭(Ball Drop)'이 한층 빛을 밝히고, 유명 스타인 기타만 두른 벌거벗은 카우보이가 등장해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다목적 실내 경기장인 '매디슨 스퀘어 가든'이 있는 '펜실베니아 역'을 지나는데, 과연 미국에서 가장 붐비는 역이라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뉴욕을 대표하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메이시스 백화점'이 있는 헤럴드 광장으로 접어들었다.  메이시스 백화점에 붙었던 '세계에서 가장 큰 상점'이란 타이틀은 현재 우리나라 부산의 신세계 센텀시티가 가져왔다.  이 근처에 코리아 타운이 있다.


모양이 다리미 같다 해서 '플랫 아이언'이 된 풀러 빌딩은 공사 중이었다.  바둑판처럼 나뉜 도로에 사선인 '브로드웨이'가 지나자 자연적으로 생긴 삼각형 모양의 땅에 유명 광장들이 있고 그 주변에 주요 관광지들이 포진해 있다.  타임스퀘어, 헤럴드 스퀘어, 매디슨 스퀘어 그리고 유니온 스퀘어들이다.  그러고 보니 맨해튼 남쪽으로 가는 시티투어 자체가 브로드웨이를 따라 내려가는 코스였다.  

패션의 거리답게 분위기도 근사한 노호와 소호를 거쳐 버스는 차이나타운으로 들어서더니 우리 호텔 앞을 지나쳐 맨해튼 브릿지 근처에서 정차했다.  노구(ㅠㅠ)를 끌고 호텔로 돌아왔다는 표현이 딱인 하루였다...ㅠㅠ





오후 6시부터 순회하는 나이트 투어는 중간에 내리고 탈 수 없지만, 잠들지 않는 뉴욕의 휘황찬란한 밤거리를 즐기기 손색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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