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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인 May 31. 2023

화장실은 대체 어디에 있나요?

미국 화장실

해외여행 시 제일 신경 쓰이는 부분이 바로 화장실이다.  우리나라의 지하철역에 화장실이 '있다'라는 사실은 정말 축복이다.  게다가 청결하기까지 하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공중 화장실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었지만, 국내의 여러 관광지를 다니다 보니 우리나라가 진짜 좋아졌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고급 대리석에 비데까지 설치된 백화점 화장실에선 나도 모르게 할렐루야~!!를 외쳤을 정도다.

이번 미국 여행 때도 가장 걱정스러웠던 게 화장실이었다.  공항이나 박물관 등에선 별 걱정이 없었지만 거리를 걸어 다녀야 할 때가 문제였다.  호텔을 나서기 전엔 큰 걸 꼭 봐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릴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출국 전에 남편이 설치한 화장실 위치를 알려주는 앱인데, 세계 어디를 가도 다 알려준다.  그러니 이게 나만의 문제는 아닌 거다...ㅎㅎ  하지만 외쿡에선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뭘 사거나 먹어야 한다...ㅠㅠ  세상에 지하철에 화장실이 있어? 가 외국인들의 상식이다.  유명 관광지에도 공중 화장실은 있긴 하지만 청결함을 바라는 건 사치다.

미국 화장실의 특징이라면 문 아래가 모두 뻥 뚫려 있다는 거다.  노크를 하지 않아도 사람이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지만 뭘 하고 있는지도 알게 돼 무척 당황스러웠다.  화장실에서 마약 하는 일이 많아 감시 차원에서 그렇게 만들어 놨다는데 참 난감했다.  그래서 지하철에 화장실이 아예 없나 싶었다.  

화장실 자체는 낡았으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시설은 센서로 작동되고 있어 뭔가 이색적이기도 했다.  가령 일을 본 후 일어나면 물이 자동으로 내려가거나, 손을 대기만 해도 물이나 세제, 휴지가 나오는 것 말이다.  그런데 화장실 뚜껑이 아예 없어 별생각 없이 들어섰다가 못 볼 것을 본 경우가 허다했다...ㅠㅠ  아니, 화장실 뚜껑을 꼭 닫고 물을 내려야 바이러스가 덜 퍼진다면서요~~~!!!!  




암튼 화장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느 화장실은 유명세를 탔다.  바로 브라이언트 공원의 공중 화장실인데 한 번 사용한 남편도 극찬을 했을 정도다.  꽃으로 장식된, 향수까지 뿌려진 공중 화장실이라나...  나도 갔다가 기다란 줄을 보곤 그만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저 화장실 때문에 또 한 번 가야 할 듯...ㅋㅋ


버스로 시티투어를 하는 날이 화장실 문제로 가장 곤혹스러운 날이었다.  오후 늦게 남편이 급하게 찾아다니다가 어느 곳에나 있는 스타벅스에 뛰어들어가 화장실로 직행했는데 별말이 없더란다.  말끔한 얼굴로 돌아온 남편이 '스타벅스 만세!!'를 외쳐 길거리에서 엄청 웃었다.  스타벅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남편은 이제 스타벅스 로고만 봐도 싱글벙글이다.

교통과 화장실 그리고 wifi 만큼은 우리나라가 선진국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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