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9-4
돌아가는 길,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대형 마켓에 들러가기로 했다. 남편이 가보자고 일찌감치 찜 해놨던 곳인데 막바지에야 가게 된 거다.
1층과 지하에 국적도 다양한 상점들이 들어서 있는 실내 시장으로, 그야말로 뉴욕스러웠다.
작은 바 옆에 탑처럼 쌓인 맥주들을 보며 군침을 삼켰다.
과일이 너무 먹고 싶어 둘러보는데 한 손에 쥐어질 크기의 사과들이 어찌나 탐스럽게 담겨 있던지!! 다음날이면 비행기를 타야 해서 다 먹지 못할 것 같아 안타깝게만 바라봤다.
김치랑 고추장, 라면까지 팔고 있는 정겨운 코너도 보였다.
확실히 호텔 근처 편의점보단 훨씬 쌌다. 좀 더 미리 왔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몹시 후회되기도 했다.
2층엔 상점에서 사 온 음식들을 먹을 수 있게 식탁과 의자들이 갖춰져 있다.
음료수와 귤을 사놓고 기다리는데 남편이 비빔밥과 떡볶이를 사 왔다. 한식 코너에서 외국인이 만들어준 한국 음식이지만 제법 맛이 있었다.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 위치한 에식스 마켓 근처에 '주택 박물관'이 있다. 19세기 뉴욕을 건설한 노동계급 이민자들이 살았던 집을 보여주는 박물관이다. 뉴욕을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들르고 싶은 곳이다.
에식스 마켓에서 호텔까지 주변을 둘러보며 걸어갔다. 외부로 따로 지은 철제 비상계단은 건물이 오래되었다는 걸 방증한다.
공장 건물을 개조한 듯한 이곳 메트로그래프는 식당과 바, 영화관이 함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영화관은 1층에 있다. 하나의 극장에서 다양한 영화들이 상영되고 있는데, 우리가 갔던 4월엔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7월 현재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상영되고 있다.
2층엔 식당이 있고,
한쪽 구석엔 작은 북카페가 있다. 상업적인 멀티플렉스관이 아닌 홍대 상상마당이나 광화문의 씨네큐브 같은 곳이다. 지역주민들의 작은 커뮤니티 시설 같은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