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운전학개론
노빠꾸 체여사가 설파하는 운전 이야기.
일반적으로 캐나다에서의 운전은 한국보다 쉽다고 한다. 일단 거리에 차량이 서울보다 적고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양보를 잘 해 주는 편이다. 이 말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캐나다에서 운전하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해서도 안되는 것 같다.
내가 이 곳,캐나다 밴쿠버에서 운전하며 유난히 고치지 못하는 나쁜 버릇이 있는데 보행자를 우선시하여 멈추고 기다려 주지를 못한다는 것이다. 최근 10년 사이에 캐나다의 운전 매너가 나뻐졌다는 기사가 있는데 아마 나같이 성질 급한 사람들이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누가 길을 건널 것 같으면 한국에서의 나는 운전중 길을 건너고자 하는 보행자를 보았어도 내가 지나간 다음에 건너리라는 생각으로 휙 지나가기 일쑤였기 때문에 여기 보행자들은 내 차가 당연히 멈추리라는 예상이 무색하게 더 빨리 지나가버리는 내 차를 향해 큰소리로 욕을 하거나 점잖은 이들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거나 하는 제스쳐를 취한다.
좀 더 여유롭고 느긋한 마음과 상대방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자세 외에도 한국과는 다른 일부 캐나다 교통 체계와 관련한 주의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신호체계
1. 죄회전 : 캐나다에서의 신호가 있는 사거리에서는 특별한 표시가 없는 한 비보호 좌회전이 허용 된다. 비보호 좌회전 방법은 한국과 동일하며, 파란 신호일 때 맞은편 차선에서 오는 직진차량과 내가 진입하려는 도로에 보행자가 없을 때 진입해야 한다. 비보호 좌회전의 tip이 한가지 있다면, 내가 제일 앞에서 좌회전을 하려고 할 때, 상대쪽의 직진차량이 계속 온다면, 차량을 정지선 약간 앞에 놓고 노란불일 때 상대의 직진차량이 멈추면 좌회전을 할 수 있다. 도로교통법상 정지선에 신호를 받고 먼저 들어온 차량에게 우선권이 있기 때문이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사진과 같이 “Left Turn Signal”이라는 사인이 있는 곳은 비보호 좌회전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 표시에서만 좌회전을 할 수 있다. 한번은 방학때 아이들을 돌봐주시러 오신 시어머님께서 운전하시는 차에 동승했다가 기겁을 한 적이 있었다. 어머님은 "LEFT TURN SIGNAL"의 표시 지점에서 호기롭게 비보호 좌회전을 하시는 것이 아닌가. 아연실색한 나는 이런 표시가 있으면 좌회전신호를 줄때에만 가능하다고 말씀드렸더니 어머님께서는 그동안 그 표지판이 보이지 않았다고 하셨다. 그도 그럴것이 생각보다 이 중요한 싸인의 존재감이 무색하도록 작은 표지판으로 되어 있다.
2. U턴 : 캐나다 BC주에서는 신호등이 있는 사거리에서 U turn을 허용한다는 표시가 없으면 U턴을 할 수 없다. 대부분 U턴이 안 된다고 보면 된다.
3. Stop Sign : 캐나다는 Stop sign이 매우 엄격하게 지켜지는 국가이다. 일반적인 stop sign 구간은 내가 가는 방향은 Stop을 해야 하고, 양 옆으로 오는 차량은 stop을 안해도 되는 구간이다. 이 구역에서는 양옆으로 차량이 오는지 확인하고 안전할 때만 진행해야 한다.
이와는 달리 4 way stop(또는 All way Stop)은 사거리 모든 방향에 Stop sign이 있는 경우다. 이 때는 먼저 온 차량이 먼저 가는 First stop First go 이다. 만약 두 차량이 동시에 도착한다면, 오른쪽에 있는 차량에 우선권이 주어지며, 마주친 경우에는 직진 차량에 우선권이 주어진다.
Stop Sign에서는 반드시 멈추자. 확실히 멈추고 속으로 하나둘 세고 출발하는 습관을 들여야한다.
재량과 융통성이야 말로 모든 규율의 상위한다고 믿는 내가 오래도록 고치지 못하는 버릇이 바로 스탑사인에서 정지하는 둥 마는둥 하다가 지나가는 것인데 이것 때문에 남편한테 욕을 많이 먹었다. 나는 남편이 고지식하다고 반박했는데 지인의 경험담을 듣고 내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된 적이 있다. 그 지인은 아무도 없는 새벽에 스탑사인에서 대충 속도만 줄이다가 완전히 정지하지 않고 지나쳤다고 한다. 그때 숨어있던 교통경찰의 눈에 띄어 250불 짜리 티켓을 받았다고 했다. 위험도가 0%라고 판단되는 상황에서도 고지식할 정도로 규정을 지키는 것이 캐나다 도로교통법의 기본 원칙인 듯 한다.
4. Roundabout : 교차로에 신호가 없이 교차로 중앙에 둥근 빈공간이 있어서 이곳을 따라 차량이 도는 방식이다.이러한 roundabout 교차로는 내가 교차로에 진입할 때 다른 차량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가정아래 교차로로 진입해야 한다. 즉 나를 기준으로 왼쪽에서 다른 차량이 오고 있으면 진입하면 안된다. Roundabout이 교차로에서의 차량속도를 줄여줘서 큰 사고는 막을 수 있으나, 운전이 미숙한 운전자에게는 접촉사고를 유발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5. 빨간색 점등 :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깜빡깜빡 점등이 되는 경우, 4 Way stop과 마찬가지로 교차로의 룰이 운영된다.
주차
캐나다는 자동차를 가지고 다녀야 생활이 되는 나라이다. 그래서 주차장이 잘 구비되어 있으나, 중심가로 가면 주차장 찾기가 힘들어 질 때도 많다. 항상 목적지를 가기 전에 구글맵을 통해 주차장이 어디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1. 주차장 : 캐나다의 주차장 중에 요금을 받는 곳은 대부분 선불이다. 주차를 하면서 기계에 주차면 번호 또는 차량 번호판으로 입력을 하여 주차할 시간을 예상하여 미리 계산하는 방식이다. 좀 불합리할 수도 있는데 어쩔 수 없다 시키는 데로 해야지.
2. Street Parking : 스트릿파킹 시 주의해야 할 점은 파킹을 허용하는 sign을 잘 봐야 한다는 점이다. 요일, 시간 등에 따라 달리 운영되기 때문이다. 예를 몇가지 들자.
위의 Sign은 화살표가 난 방향으로 주차할 수 없다는 뜻이다.
위의 사인은 오른쪽은 주차할 수 없고, 왼쪽으로는 매일 9AM – 6PM까지 주차 가능하다는 뜻이다.
위 사진은 월~금까지 오후3시~6시까지 주차금지이다. 그 외 시간은 제한없이 주차할 수 있다.
Street Parking의 경우 Parking meter가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선불이다. 최근에는 핸드폰 app을 이용하여 결제하는 방법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Paybyphone인데 이를 이용하면, 시간 연장도 핸드폰으로 원격으로 가능하고, 동전을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어서 편리하다.
3. Towing : 불법 주차의 경우 Towing company에서 차량을 끌고 갈 수 있다. 혹시라도 볼일을 보고 나왔는데 내 차량이 없어졌다고 당황하지 말자. 일단 주차장 주변에 보면 Towing company전화번호가 붙어 있다. Street parking시 이런 사인을 찾기 힘들 때가 있는데 이때는 해당 시와 연결된 towing company를 찾아야 한다. Google을 통해 해당 지역의 Towing company가 어딘지 찾으면 된다. Towing company에 전화를 걸어 본인 차가 끌려갔는지 확인하고, 주소를 확인하여 택시 타고 찾으러 가면 된다. 비용은 꽤 많이 나온다.($150이상)
벌금체계
BC주의 경우 교통위반으로 인한 벌금이 쎈 편이다. 벌금도 벌금이지만, 주요 교통위반으로 인한 벌점이 누적되면 보험료도 오르게 된다. 가장 흔하게 해당될 수 있는 벌금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1. 과속
Description Fine Point level
Speed in/outside municipality :$138-$196 3
Speed against highway sign :$138-$196 3
Speed against area sign :$138-$196 3
Speed against municipal sign :$138-$196 3
Speed on municipal line :$138 3
Speed in school zone :$196-$253 3
Speed in playground zone :$196-$253 3
Excessive speed :$368-$483 3
2. 핸드폰 사용
Description Fine Point level
Use an electronic device while driving in violation of driver's licence restriction:$368 4
Email or text while driving in violation of driver's licence restriction :$368 4
3. 안전벨트
Description Fine Point level
Operate vehicle without seatbelts : $167 0
Operate vehicle with inoperative seatbelt : $167 0
Fail to wear seatbelt : $167 0
Permit passenger without seatbelt : $167 0
사고 시
사고는 안 나면 좋은 거지만, 차량을 운행하다 보면 작더라도 조그마한 사고는 나기 마련이다.
보통 사고직후에는 머리가 하얗게 되어서 패닉이 올 수 있으니 대강의 대처요령의 순서에 맞게 숙지하는 것이 좋다.
1. 인적피해 확인 : 사고로 인해 사상자가 생겼다면, 즉시 911에 연락해야 한다.
2. 상대방 확인 : 운전자의 이름/license 번호/연락처, 그리고 상대차량의 메이커/차명/번호판을 꼭 확인하고 차량 사고 후 모습을 최소 2개의 서로 다른 방향에서 찍는다.(이때 스트릿명이나 주변건물이 나오면 좋다.)
또한 상대차량의 파손된 부분은 크게 확대하여 찍는다.
3. 본인피해 확인 : 본인 차량의 피해 부분을 전체적으로 찍고, 확대하여 찍는다.
4. 목격자 확보 : 주변에 목격자가 있다면, witness를 부탁하고 이름과 연락처를 받는다. 의외로 선뜻 수락하는 경우가 많다.
5. 차량수리 : 차량이 운행되지 못할 정도면 towing company를 불러 차량 견인을 요청 하고, 본인이 직접 수리를 맡긴다면, ICBC에 Claim 접수 후 Claim번호를 가지고 ICBC Claim 수리가 가능한 가능한 Bodyshop으로 차량을 가지고 간다.
모든 교통사고 사후 처리를 ICBC보험에서 처리해 주기 때문에 운전자가 피해자와 직접 보상을 하거나 합의를 하는 일은 없다. 그리고 블랙박스(Dash cam)이 있는 경우 증거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 운전면허를 딴 만 17세 아들래미에게 하고 싶은 잔소리를 대강의 글로 옮겨 보았다. 재미없고 무미건조한 글이지만 어머니의 따뜻한 노파심이 조금은 숨겨져있다고 우기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