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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을 벗기며

돌아본 삶

by 최국환

포장을 벗겨 내는 일. 무척이나 기대되는 일이다.

그러나 짐작이나 했겠는가?

그 뒤에 숨겨진 갈등과 환호, 그리고 기억 속 가두어질 절망을!


몸에 걸쳐진 치장을 벗기려 한다

내 안의 것들이 온전하길 소망하는 마음으로




포장을 벗기며.

포장이 벗겨진다.

다스리지 못한 갈등이

뜯겨 나간다.

떠다니는 햇살에 숨겨진 담즙 같은 어둠,

거스를 수 없는 침묵에

입이 아려온다.

포장이 벗겨진다.

죽어보지 못했기에 삶마저 가려진

정돈되지 못한 공포,

온유한 겸손과 지독한 과장이

함께 꿈틀거리고 있다..

귀가 간지럽다.

눈이 멀어온다

포장이 벗겨진다.

무언가 하나는 버림받아야 할 시간,

입장의 혼돈 속

내 안의 것들이 뒤집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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