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감아본 삶
가을을 훔치는 비가 온다.
한동안
여유로 머물던 긴장의 숨들이
옷깃을 훑어 내리고
부질없이 칠해진 기억마저
아득해질 무렵,
소슬바람만큼 서툰
비가 온다.
가을 보다 진한 날,
무엇 하나만 소망하자.
오늘 비로
알량한 기억들이
어김없이 지워질지라도
내 사랑하는 이
그 가을엔
단지 촉촉한 그리움으로만
내려주기를
최국환의 스토리입니다 /필명은 바람에 앞선 나그네/ 세종 대 국문과 졸업/ 목포문학상 수필 본상 수상 /시집 연둣빛 장례식 출간 /나즈막한 기억 속 누군가의 작은 그늘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