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철이 들려나?
-오늘 행복한 자는
휘영청 보름달만 볼 것이고
오늘 우울한 자는
시퍼렇게 질린 하늘,
표정 잃은 낮달을 그리는 것-
싱크대 문이 열린다.
고스란히 드러나는 구겨진 내장들,
내동댕이쳐졌던 것들이
토하기 시작한다.
설핏 보면
가지런한 것들의 시각적 모호함,
각진 것들에 베여나간
둥근 잔반통,
커피머신,
음식도구,
캔들의 불협화음
하물며 비닐봉지들은
목에 쓰여 숨을 틀어막는다.
문을 걸어 잠근다.
눈을 감고 입을 닫았다
한구석 버려졌던 내 속,
아린 기억도 모두 걸어 잠갔다.
예정에도 없던 함박눈이 온다.
추위에 앙상한 나뭇가지는
내 몸속 깊숙한 어딘가에 몸을 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