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Narratives

small black things

Dialogue 022

by BE architects


사실 거대하고 복잡한 세계는

더 작고 단순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일상에서 너무 익숙한 볼트와 너트처럼, 작은 사물들이 얼마나 세상을 이롭게 해 왔는지, 어떻게 사용될 수 있고, 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에 얼마나 많이 숨겨진 채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하다 보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건물, 긴 다리, 기술의 집약이라는 우주선, 인류의 발명품, 살아있는 생명체까지, 지금 우리가 사물을 만들고 사용하는 방식이 곧 우리의 과거이자, 현재, 미래를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드러나면 안 되는 것들은

까맣게 칠해진 두툼한 벽에 숨겨져 있다.

단면을 단색으로 칠하는 행위는 보여지는 형태에 집중하기 위한 행위일 것이다. 단순하기 그지없는 검은색의 선과 면은 그 이면에 나름의 규칙이 있다. 철근콘크리트나, 벽돌, 목재 등의 건축적인 요소들과, 배관파이프나 전기배선등 기계적이고 복잡한 비건축적인 요소들이 그렇게 사라진다. 칼로 자른 생선의 단면과 같이, 내부에 숨겨진 것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 파괴적이고 폭력적이지만 진실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재료와 사물의 진화는

건축을 만들어가는 작업풍경의 변천사이다.

너무나 익숙해서 때론 존재조차 잊게 만드는 일상적 사물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고쳐지고 재해석된다. 기능이 사라진 건축의 조각들, 탈맥락적으로 선택된 복잡한 기성재들은 보다 원초적이고 단순한 조합으로 이루어지게 되는 데 이런 일상의 양면성은 건축가로서 흥미로운 지점이다. 산업사회가 제공한 건축의 생산방식, 산업생산물로써의 재료와 구법,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대해 관찰하고, 그 위에 건축가의 관점을 입혀 다시 일상으로 되돌리는 일은 작지만 색다른 가능성을 발견하고 실험하는 일이다. 그것은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어떻게 확장될 것인가?


우리는 새로운 가치를 일상적 사물에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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