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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lias Feb 03. 2024

사춘기 딸과 홈베이킹(3 )

E형 딸과 I형 엄마 : 행복은 유전이야, 환경이야?

구겔호프는 우아한 완관모양이 인상적인 폴란드와 오스트리아의 전통 빵이다. 가운데가 뚫려있어 열기가 빠르게 도달하여 전제적으로 폭신폭신하게 구워진다고 한다. 으니는 가운데를 초콜릿으로 막아버렸다. 머핀은 덤. 유니가 녹차를 좋아하다 보니 재료를 왕창 구입해서 당분간 녹차 활용 베이킹이 이어질 것 같다.


재료) 박력분, 아몬드가루, 베이킹파우더,

버터, 설탕, 노른자, 바닐라 파우더,말차가루,초콜릿(다크&화이트)

세번째 만든 녹차스콘(왼쪽)과  네번쨰 만든 녹차구겔호프(오른쪽)

으니 : 엄마, 행복은 유전이야, 환경이야, 어떤 영향이 더 커?

엄마 : 닭이 먼저야, 달걀이 먼저야 하는 문제 같네. 둘 중에 선택하긴 힘들지. 난 반반인 것 같은데. 꼭 선택해야 해?

으니 : 에이~나더러 선택장애 있다고 하면서 엄마도 비슷하네~

엄마 : 문제가 애매하잖아. 선택할 수 있는 문제여야지.

으니 : 달걀 안에 닭이 이미 있는 거잖아. 그거니까 달걀이 먼저지!

엄마 : 닭이 달걀을 낳았으니 닭이 먼저지!

으니:  음... 상황에 따라 다르지. 엄마가 날 낳았어. 나보단 엄마가 먼저야, 그다음 내가 아이를 낳았어. 이땐 내가 먼저지. 대상이나 시간에 따라 변해. 난 뒤이기도 하고 먼저이기도 해. 또 선택을 못하네 ㅎㅎ


아직까진 성격이  서로 다르게 되는 이유의 약 50%가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역시 유전과 환경의 영향이 반반이다. 으니는 나보다는 늘 행복해 보인다. 나는 행복하다고 생각하는데 행복감 척도를 해 보면 오히려 약간 행복하지 않은 쪽으로 나온다. 다소 우울이 깔려있는? 이상하다. 내가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되어야 행복한 것일까? 주관적으로 체크하는 행복감 척도를 살펴보니 행복을 주로 긍정적인 태도와 자극에 대한 보상, 즐거움을 느끼는 강도에 초점을 둔 것 같다.  이런 맥락에서는 나의 행복 지수가 낮게 나온 결과가 이해가 간다.


외향성의 행동에 공통적인 요인은 긍정적인  감정이라고 한다. 긍정적인 감정은 자극에 강하게 반응하며  보상을 추구하는 동기를 높여주어 더 많은 즐거운 활동을 하게 이끈다. 외향적인 사람은 실제로 도파민 관련 뇌영역에 반응성이 높다고 하니, 도파민에 의한 동기시스템에 유전적 차이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외향형인 으니에 비해 내향형인 나는 행복하지 않은 것일까?


연구에 의하면 긍정적 감정의 양으로 부정적 감정을 예측할  수 없고,  이 두 가지 감정은 서로 독립적이라고 한다. 긍정적 감정을 강하게, 자주 느끼지 못한다고 내가 우울한 것이 아니다. 또 외부 자극에 관심이 없다고 하여 무기력한 것도 아니다. 나는 긍정정서 못지않게 부정정서를 좋아하고, 양적으로 자극에 많이  반응하진  않지만  내 취향 저격인 자극에는 보상을 향한 동기가 하늘을 찌른다. 그래서 검사상으론 행복

지수가 높지 않지만 현실에선 행복한 사람이다.


주관적으로 느끼는 행복감의 수준은 완전한 극대값, 극소값이 아니라면 지금 내 지수를  출발점으로 삼으면 된다. 10점 만점에 내 점수가 4점이라면 내년에  4.2 점 정도 나오면 행복해진 것이다. 으니가 원래 기본값이 7점인데 지금 5점이 나온다면 요즘 즐겁지 않은 것이고 말이다.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보다는 나의 변화에 마음을 쓰는 게 훨씬 낫다.


"행복은 유전이야, 환경이야? 어떤 영향이 더 커?"에 대한 엄마의 답은 이러해.

"반반이라 보통 말은 하는데, 네 말처럼 대상하고 시간에 따라 다른 것 같아. 으니랑 같이 있을  왕창 행복한 건 환경의 영향이 크고, 도파민 자극이 부족한 시기에도 행복감이 별로 영향받지 않는 건 유전의 영향이 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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