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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lias Jan 15. 2024

사춘기 딸과 홈베이킹

선택장애-호르몬 활용  

은이는 초등학교 3학년 때인가

김치 3종세트를 만든 전력이 있는 요리사다.

많이 힘들었는지 김치를 마지막으로 요리를 하지 않아 좀 심심했는데 다시 홈베이킹을 시작해 기쁘다.

사실 홈베이킹을 하게 된 계기는 학교 덕분이다.


학교에서 수업할 시간에 톡이 왔다.

[엄마… 나 이것 좀 해줘,

내가 처음 한 말이랑, 나랑 제일 행복했던 순간.

언젠지만 말해줘. 그냥 카톡으로 보내 줘]

'처음 한 말이 어디 있어. 그건 옹알이지.

생각이 안 나는 게 정상이겠지만 

둘째라 그런지 더 생각이 안 난다. 좀 미안한데...  

말이니까 그래도 단어 정도는 되어야겠지?'

[음마, 음~마?]

[그게 뭐야? 정말 없어? 빨리 해 줘 ㅠㅠㅠ]

[젤 행복했던 순간은 많지만, 요즘이 젤 행복한데,

은이하고 수다 떠는~]

[나 폰 내아 돼…]

[요즘 나름 컸다고 말도 잘 통하고,

밸런스 게임하는 것도 재밌고

남들은 중2 딸 힘들다는데

엄마는 은이가 만든 빵도 얻어먹고... ]

엥? 벌써 폰 낸 거야?


엄마와 하루종일 붙어있던 첫째에 대한 기억은 많은데, 둘째는 언니랑 한 묶음이었는지

은이과 나만의 추억이 적은 것 같아 마음이 쓰였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홈베이킹 함께 하기의 시작이었다.

(물론 나는 재료구입비 후원과 보조역할에 충실하다)


처음 만든, 로투스 초코칩 르뱅쿠키

재료 : 달걀, 버터, 설탕, 소금, 바닐라 에센스, 중력분, 베이킹파우더, 로투스, 초코칩

10개는 족히 만들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

다 먹어 치우고 남은 쿠키 아이들이다.

뻔히 두 눈 뜨고 보고 있어서인지

와그작와그작 먹기가 좀 난처했다.

만든 지 일주일이 되어가니

썩기 전에 빨리 먹어야 된다는 불안이 올라온다.

이제 더 이상은 안 돼. 먹을 때가 되었어.

두 개 중에 어떤 것을 먹지?

못 고르겠어.

하나씩 먹어. 윤이 하나, 은이 하나.

"나 선택 장애 있잖아?"

그러니까 골라봐. 자꾸 선택해 봐야지.

하나 갖고 나누어 먹자.

그래. 근데 뭐부터?

어이쿠!

**********************************************

결정이나 선택을 어려워하는데 여러 가설이 있다.

성격, 사회적 환경(너무 많은 선택지),

우울한 정서 상태 등등.

최근 스트레스 관련 교육을 하면서

선택장애와 관련된 호르몬을 알게 되었다.

바로 코티졸!

스트레스 자극에 즉각 나오는 호르몬은 아드레날린,

시간이 좀 지나서 나오는 호르몬은 코티졸이다.

코티졸은 포도당을 만들어 뇌와 말초기관에 전달하고

혈액을 돌게 하며 당을 생성해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이런 에너지는 긴장된 상황에서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

한마디로 적당한 양의 코티졸은 똑똑이!

그러나 코티졸이 과다분비 될 경우,

선택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한다.

사람들의 눈치도 많이 보게 되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들어지기도 한단다.

어쩌면 순하디 순한 사람이

술만 마시면 과격해지는 원인에도

코티졸 과다가 한몫하는지도 모른다.


마음가짐이나 다른 활동들의 변화로

과도한 스트레스 호르몬을 정상적으로 바꾸거나

긍정호르몬 분비를 통해 호르몬을 균형 있게 한다면?

선택의 어려움에도 다소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본다. ^^

이런 긍정의 마음 자체가 이미 도움이 되지 않을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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