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인류 멸망... <지구로부터의 카운트다운>_05
오를레앙은 프랑스 파리의 청소부다.
그는 매일 아침 ‘샤를드골 에투알 광장’을 청소한다.
그때마다 파리 개선문 앞에 서서, 나폴레옹이 되어 개선문 꼭대기에 우뚝 선 자신을 상상하곤 했다.
나폴레옹은 비록 살아서 개선문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인류 멸망 소식을 들은 새벽, 오를레앙은 나폴레옹이 남긴 명언 중 하나를 떠올렸다.
‘숙고할 시간을 가져라. 그러나 행동할 때가 오면 생각을 멈추고 뛰어들어라.’
나폴레옹의 말처럼 오를레앙은 드디어 행동할 때가 왔다는 걸 알았다.
그는 생각을 멈추고 뛰어들기로 했다.
오를레앙은 동이 터 오르는 아침, 파리 개선문 꼭대기에 올라서서 빗자루를 지휘봉처럼 휘둘렀다.
그리고 늘 가슴에 새겨둔 나폴레옹의 말을 세상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쳤다.
“죽음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러나 패배하고 불명예스럽게 사는 것이야 말로 매일 죽는 것이다.”
오를레앙은 나폴레옹이 되었다.
<지구로부터의 카운트다운> 슬프고 비장하고 아름다운 우리들의 86,400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