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 누군가의 각본이라면

작가는 도파민 중독일 거야.

by 돌멩이

난 내 일상이 누군가가 만든 각본이라면 그 사람은 도파민 중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번 글에서 얘기했던 자그마한 기회가 온 상황을 다시 한번 복기해 본다.


그때의 나는 갑자기 찾아온 급격한 무력감에 바닥에 수그려 누워 울던 와중이었다.
갑자기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왔고,
나는 목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 기업 ...입니다. ...로 연락 드렸습니다."

바로 찬 물을 맞은 것처럼 정신이 차려졌다.
빠르게 노트를 펴서 관련 일정과 목표들을 물어보고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보내야 하는지

어떤 준비가 더 필요할지

자세히 물어보며 철저한 지원자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 전화가 끊긴 후, 감정이고 뭐고 난 그냥 좀 살 것 같았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냥 전화받기 전에 밀려오던 감정이 한순간 사라졌다.

나는 급작스럽지만 내게 주워진 자그마한 기회에 해야 할 일을 리스트업 하며 그날을 보냈다.


물론, 그 이후, 해당 일정이 오는 날까지는 여전히 우울과 준비과정을 왔다 갔다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어쨌든 그 스케줄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올 수 있었다.


어떻게 그 전화가 그 타이밍에 올 수 있었을까.

어떻게 내가 그걸 놓치지 않고 받을 수 있었을까.

마치 각본 같은 상황에 이 글의 제목이 떠올랐다.


조금 창피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내 어렸을 적 꿈은 평범히 사는 거였다.

거기에 덧붙인 설명은 영화 속 인물들로 쓸 수 없을 정도로 평탄한 이슈 없는 사람이기를 바랬다.


그 꿈은 어연 15년을 넘게 간직하고 있지만 내 일상 작가는 이를 이뤄 줄 의향이 없는 모양이다.

여전히 난 평범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감정 폭을 수 없이 왕복하고 있다.


내 솔직한 기분을 공유하는 유일한 사람이 내게 그런 말을 했다.

평범하고 평탄한 사람은 없다고.

그냥 다들 자신의 삶과 속은 유난스러운데 그것을 버티며 사는 거라고.


이 말을 들으면 내 생각은 두 갈래로 나뉜다.

이게 평범한 상태라면. 더 나아지지 않을 거라면. 어떻게 살 수 있지?라는 생각.

또한, 나만 이런 건 아니라니 다행이다.라는 생각.


사실 첫 번째 생각이 거의 80프로다.

나는 주어진 유난스러운 각본을 버텨내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대단하고 부럽다.

그리고 내가 그 각본을 버티지 못하고 포기할까 봐 여전히 두렵고 무섭다.


그래도, 다들 오늘 하루치 각본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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