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캐나다 영주권이었다. 아니 독일이었다. 워라밸, 워라밸, 워라밸. 독일어는 세상에서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였고, 영주권을 따기 쉬운 캐나다로 눈을 돌렸다. WES 학력인증을 받고 아이엘츠 시험을 예약하고. 어라? 영주권 따도 할 게 없네?
미국 인턴을 알아봤다. 1년만 갔다 오자. 그리고 대기업 가자. 마음은 시도 때도 없이 바뀌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이 업계는 아니다. 당연히 주말출근. 당연히 야근. 당연히 밤샘. '어쩔 수 없잖아?' 속에 당연한 모든 것들. 그리고 포괄임금제. 주 52시간을 넘어 일했는데 받는 건 200만 원뿐? 이거 불공평하잖아. 이거 아닌 것 같아.
퇴사 의사를 밝혔다. 모두 놀랐다. 갑자기? 퇴사는 원래 갑작스러운 거니까. 많이 붙잡았지만 마음은 확고하다. 미국 인턴을 하든, 다시 신입으로 도전하든. 취준 2개월이 전부였으니, 모아 둔 돈으로 다시 1년 취준 하면 되지 뭐. 야리야 메리야 엄마 이제 계속 함께 있을게. 나무, 집안일 많이 할게. 나 자유다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