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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멩리 Aug 06. 2022

아주 열정적으로 회피하고 있습니다

수요일, 또 다른 면접을 봤다. 업계 탑, 가고 싶었던 회사였다. 서류전형 경쟁률이 높은 걸 알았기에 더더욱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PT면접 이후로 허탈감에 빠져서인지 시간은 다가오는데 준비는 되지 않았다. 결국 화상면접에서 외우지도 않고 대본을 읽었고 면접관은 대번에 캐치하고 지적했다.


잘 본 것 같지 않다. 추가 과제로 새롭고 참신한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 시작도 안 했다. 완벽하고 싶은데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게 뻔하니 회피만 한다. 포기하면 포기하는 것이고 도전하면 도전하는 건데 중간에서 스트레스만 받는다.


어제는 놀았고 오늘은 게임을 했다. 내일은.. 또 놀지 않을까? 그러면서 울고 그러면서 답답하다.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무엇을 하기가 힘이 든다. 과제를 하면 되는데 아이디어가 없다. 군것질을 많이 해 살이 쪘고 체력은 바닥이다.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게 취업일까? 취준 2개월 차인데 너무 지쳐버렸다. 난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사회에서 1인분을 할 수 있을까? 회사에 가도 버틸 수 있을까? 아니, 난 무엇을 하고 싶기는 한가?



상담 선생님은 조금 쉬었다 가도 된다고 했지만 나는 쉴 수 없는 사람이다. 조금만 쉬어도 금방 뒤처져 헤멜 것 같다. 그래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열심히 회피한다. 학교 커뮤니티도 들어가고 유튜브로 의미 없는 쇼츠도 본다. 쉬지도 하지도 않고 회피만 한다. 마음은 항상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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