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 말고 잠시 쉬어가기

by 아름

오늘은 제법 밝은 오후에

편지를 쓰려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해가 밝아도 덥지 않아서

좋은 요즘입니다.

다가오는 주말은 어떻게

보낼 예정이신가요?


저는 오랜만에 직접

밀크티를 만들어볼까 해요.

과정이 제법 번거롭지만

한 병 만들어놓으면 꽤 든든하답니다.

햇살 좋은 오후에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하나

틀어두고 달콤한 밀크티까지 한잔 곁들이면

그만한 행복이 없지요.


당신은 어떤 음료를 좋아하시나요?

요즘은 커피를 찾으시는 분들이 많아요.

고된 일상 때문일까요.

제 주변에 있는 지인은 대개

아메리카노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저는 커피 향은 좋아하지만

맛은 좋아하지 않아요.

마시면 잠도 잘 오지않아서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가끔 향에 이끌려

입에 대보기도 하거든요.


오늘은 커피처럼

잘 맞지 않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얼마 전, 유튜브 알고리즘이 저를

배우 김태리 씨의 영상으로 이끌었어요.

김태리 씨가 시청자의 고민을 듣고

답변해 주는 영상이었습니다.

시청자의 고민은 이랬어요.

아주 오래된 친구가 있는데,

자꾸 선을 넘고, 이기적으로 행동해서

관계를 끊어야 할지 고민이라고요.

댓글창은 대부분 손절해야 한다, 끊어라,

그런 사람이랑은 친구 못한다 와 같은

말로 도배가 되어있었지요.


하지만 여기서 김태리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친구와 잠시 시간과 거리를 두라고요.

각자의 시간을 살다가 다시 만나면

또 좋을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쉽게

단절하고 있는 것 같아요.

'손절'이라는 단어가

입버릇처럼 오르내리는 요즘입니다.

가장 속상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단어가 자주 오르내린다는 것은

그만큼 단절이라는 행위가

가볍에 여겨진다는 걸 시사합니다.


단절이 쉬워지니까 역으로

상대가 나와 잠시 시간을 두기 위해

거리를 두는 것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잠시라도 연락이 끊어지거나

기류가 묘해지면 관계가 단절되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지요.

그러면 마음도 검게 변하게 됩니다.

상대는 그저 쉬고싶었던 것인데 말이죠.

쉬운 단절은 상대와 나,

양쪽 모두에게 독이 됩니다.


우리가 엮어놓은 관계는

연이 닿아서,

좋은 점이 있어서,

맞는 부분이 있어서

엮인 게 아니겠어요?

관계도 비행과 닮아있습니다.

사시사철, 매일매일이 좋을 수 없지요.

지쳐서 낮게 날아야하는 때도

분명 있을 겁니다.

이 때를 잘 넘어가야만

단단한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관계를 이어가기가 힘들만큼

지칠 때는 섣부른 단절보다

잠시 시간을 가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판단은 올바르게 해야 하겠지요.

나를 갉아먹는 관계까지

껴안고 가라는 말은 아닙니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너무 쉽게 단절하고 끊어내는 것을

지양하면 좋겠습니다.


제가 좋아해 마지않는 밀크티가

언젠가 어떤 연유로 질려버려

다시는 찾지 않게 될 수도 있고,

선호하지 않는 아메리카노가

언젠가는 제 손에 늘

들려있을 수도 있어요.


그럼 저는 밀크티는 찾지 않지만

밀크티를 좋아했던 기억을 떠올릴 테고,

또 언젠가 날이 차가워질 때 새삼스레

밀크티를 한 잔 손에 쥐고

싶은 날도 있겠지요.


관계도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잘 맞는 사람만 있으면

얼마나 간편하겠어요.

하지만 그런 식으로 간편한 관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작은 노력들로

이어가는 것이지요.


자기가 소중하지만

타인이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타인만이 소중하고

자기가 소중하지 않은 것도 아니지요.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해가며

서로를 소중하게 여기고,

조금은 어려워하며 선을 지키

그런 것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관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스스로 제어하고 다룰 수 있다면

더욱더 좋겠습니다.


한 주가 다 지나가고 있네요.

또 다른 한 주는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끝맺음하게 될까요.

적어도 이번 주는

아무쪼록 방전된 체력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는 주말이 되시기를

온 마음 다해 바라겠습니다.

저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작은 행복이 머무는 주말이 되시길 바라며


그럼 이만-.


20. 09. 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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