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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 May 06. 2022

달에 폭주



 달에 폭주 한다. 끊임없이 쓰고 끊임 없이 생각한다. 죽고싶다는 생각할 겨를 도 없이 바쁘다. 감정이 이리저리 휘몰아치고 계속해서 쓸 수 밖에 없다.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해결 되고, 영영 해결되지 않은 일들은 남아있고, 지나가다 어느 중간쯤에 생각났다가 사라지고, 자꾸만 꿈에 나타난다. 꿈에 나타나도 해결되지 않은 일들은 어쩔 수 없다. 마음으로 잘 다스리는 수밖에. 그런데, 왜 자꾸 나오는 지 모르겠지만, 감정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다. 사실은 정말 일까. 아니, 맞아. 인정해. 그 때의 감정은 진짜였다고, 인정해. 좋아하는 것도 맞다고 인정해. 그렇지만, 결국에 나에게 좋지 않은 방향이었던 것도 확실해. 그것도 맞아. 모든 것은 다 계획 되지 않았지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고, 잠시 다른 방향으로 틀어질 언정 내가 원하는 자리에 끼워넣겠지 나는. 기어코 그렇게 하고야 마는 사람 중 하나니까. 이미 한 번 죽은 목숨, 아니 두번쯤 죽었을까. 따지자면. 자살 시도의 실패와 의료사고로 인한 후유증은 그 외에 말할 수 없는 비밀들은 나에게 어떤 트라우마를 남겼을까. 인정해. 아주 많이 힘들었다고, 아주 많이 괴로웠다고ㅡ 차라리 죽는 게 나을만큼 많이 아팠다고, 지금은 그렇게 아픈 적이 단 한번도 없지만 그 당시에 고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괴로워진다고. 인정해. 넘어가. 이제 그만 꿈에 나와. 충분해. 충분하지 않더라도 내가 원하지 않으니 나오지 않았으면 해. 이제 보내주고 싶어, 이 감정들을, 나는 앞으로 나아가고 싶고, 살고 싶으니, 보내주었으면 해. 쓰면서 나오지 않더라도 괜찮아. 이해할 수 있어. 그러니까 편안하게 해줘. 초조하게 만들지 말고, 충분히 잘하고 있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다독여줘. 모두 쏟아내자. 눈을 감고, 편하게 잠이 들고, 어떤 꿈도 꾸지 않은 채로, 놓아줘. 자고 일어나면 어디론가 숨어서 납작 엎드려줘. 사라지지 않는다는 건 아니까 어딘가에 남아서 나에게 글을 쓸 때 영감을 주거나 좋은 방향으로 나에게 다시 나와줬으면 해. 더이상 나를 괴롭히는 건 그만둬. 난 이제 편하게 잠이 들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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