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은 왔는데 내년엔 괜찮을까요?
아이가 유치원에 가지 않으면 거의 나갈 일이 없다. 오늘도 하루 종일 집에만 있었다.
날이 춥고 코로나가 갈수록 심각단계에 이르고 갈 데도 없거니와 날이 추워서 감기라도 걸리면 이 시국에 갈만한 병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중심으로 점점 크게 확산되고 있는 탓에 많은 병원들이 조심 또 조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최대한 아프지 않은 것이 좋다고 생각하며 특히 감기는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
다행인지 원래 아이는 밖에 나가는 것을 즐겨하지 않아 엄마나 아빠가 나가자 애원을 해야 겨우 나가거나 할머니 댁에 가야 나가는 정도이다. 이러다가 나도 아이도 너무 고립된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은 아닐지 덜컥 겁이 나기도 하지만 올해는 예외적으로 모든 활동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는 아이와 집에서 굉장히 열심히 활동하다가도 그다음 날 금방 지쳐서 아이도 나도 각자 일에 빠진다. 그러기를 여러 날을 반복하다 12월이 온 것이다. 여름이 끝날 무렵 유치원을 다시 나가기 시작하다가 다시 코로나 심각단계에 들어서면서 일단 이번 주만 쉬기로 했다. 하지만 다음 주라고 괜찮아 지리라는 희망도 없이 그냥 이번 주만 쉬어보자 정도다.
작년 이맘때를 생각해보면 아이의 겨울방학 기간이어서 함께 가까운 키즈카페에 가서 신나게 놀고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동네 카페에 가서 딸기가 잔뜩 올려져 있는 와플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키즈카페에 가는 일이 이상하지 않았던 날.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아이와 그림을 그리던 일이 이상하지 않았던 날 불과 1년 전이다.
작년 크리스마스에는 남편이 몸이 좋지 않아 아이와 둘이서 쇼핑몰에 갔었고 서점에 앉아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골라 읽어주고 장난감 가게에 가서 선물도 사주고 집에 돌아왔다. 사람이 굉장히 많았고 정신이 없었던 쇼핑몰이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날들.
우리는 언제쯤 평범한 일상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당장 다음 주에는 걱정하지 않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