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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작가 Dec 14. 2020

[Maybe  Christmas]

바뀌어 버린 연말의 풍경

요즘 새로 나온 이루마의 싱글 앨범 [Maybe  Christmas]에 푹 빠졌다. 

올해 계절은 모두가 아쉬운 마음이 깊다. 봄이 아쉽고 여름이 아쉽고 그리고 가을은 아련했다. 

계절을 보내주기가 이토록 아쉬웠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모두가 진한 여운을 남겨놓고 가버렸다. 


특히나 나는 겨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올해는 유독 눈 내리는 풍경이 아쉽고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진다. 이루마의 새로 나온 곡을 들으니 지난날의 크리스마스가 더욱 그립고 아련하다. 당연했던 일이 당연해지지 않아 지는 순간 슬픔은 파도처럼 밀려오는 것 같다. 


아이는 오늘 아침에 밥을 먹으면서 대뜸 "이제 유치원 못가? 이러다 크리스마스가 오겠어"라고 하면서 크리스마스는 유치원에서 보내고 싶다고 했다. 나는 올해는 어쩔 수 없이 코로나 때문에 더 이상 유치원에 갈 수 없을 것 같으니 집에서 엄마 아빠와 지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작년까지는 친구들과 유치원에서 재미있게 크리스마스 파티도 했었고 이제는 산타할아버지(로 분장한 사람)를 만나도 무서워할 나이가 아니어서 그런지 그 날을 기대하는 눈치이다. 올해 유치원에 나간 날이 며칠 되지도 않는데 더 이상 유치원에 갈 수 없다. 지난 주말 눈이 오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추운 날 밖에 나가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잘된 건가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는 감기에 걸려도 '병원에 가면 되니까'라고 생각했지만 올해는 병원에 가서 진료받는 일이 쉽지 않으니 최대한 몸을 사리게 된다.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건 당연한 것인데 우리에게 코로나바이러스는 아직도 당연하지 않다. 연말이 가까워 오니 2020년이 끝나가는 것이 아직도 아쉽고 아련하다. 길고 긴 싸움 이제는 끝이 났으면 좋겠는데 여전히 우리는 싸우고 있다. 


 [Maybe  Christmas] 우리에게 삶 그 자체가 기적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너무 힘든 상황이지만 따뜻한 햇살 아래 가족과 함께 아직 무사해서 감사하다 하지만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또 너무 미안하고 죄송스럽다. 모두의 고통이 어서 끝이 나기를...


배경 이미지 출처 : https://www.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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