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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작가 Sep 20. 2020

애정이 가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들이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

오늘 아침에 얼마 전 출산한 친구가 이러저러한 감정 문제로 우울해하고 면역도 떨어져 몸이 아프다는 말에 애잔한 마음이 들었다. 누군가 들으면 그냥 푸념일 수 있지만 그 일을 경험해 본 사람이 볼 때는 그게 그렇게 애잔할 수가 없다. 코로나 때문에 조리원으로 찾아갈 수도 없고 얼굴을 볼 수 없으니 위로해주고 싶어 모바일에서 판매하는 호박즙을 선물했는데 너무 미안해하고 고마워해서 내가 다 몸 둘 바를 몰랐다. 


요즘은 성의 표시가 참 간단하다. 가지 못하면 마음을 대신할 수 있을 만한 것이 정말 차고 넘친다. 하지만 그 작은 마음 하나 쓰는 일이 쉽게 가지는 않는다. 어떠한 선물은 다시 돌아오는 것을 바라지 않고 오직 그 사람을 위하는 마음 하나로만 움직인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마음을 써 줄 수 있는 일이 생겨서 위로해 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이다. 


무언가 되돌아오는 마음이 없어서 섭섭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되돌아오는 것이 없어도 계속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 이는 상대가 나에게 있어서 어떤 존재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평소 그 사람과 주고받던 마음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작은 마음 쓰는 말 한마디에도 위로를 받고 치유를 받는다. 한마디 사용하는 데 있어서 상대를 위해 진정 어린 말을 하는 사람이 있고 상대를 깍아내리고 자신을 높이려는 사람도 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그 친구가 너무 애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좀 더 자신을 챙기고 다독여야 오랜 시간 힘든 육아를 버틸 수 있으니까. 그 힘든 시간을 이미 다 지난 자는 그렇게 애쓴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나 또한 그렇듯 지나고 났으니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아마 다시 그 일을 겪는 다면 나 또한 그 친구처럼 무리하게 애쓰고 있겠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친구의 시간이 순탄하게 지날 수 있기를 기도해 주는 것뿐이다.


배경 이미지 출처 : https://www.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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