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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작가 Sep 21. 2020

월요병

역시 월요일은 힘드네요.

오늘 매우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생각보다 늦게 일어난 탓도 있었지만 묘하게 번잡스러운 일이 계속 이어졌다. 남편이 출근을 하고 나서 가볍게 커피를 타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는 나름 '여유'가 있었는데 아이가 일어나고 나서는 여유롭기가 쉽지 않다. 

아침 겸 점심은 가볍게 누룽지를 끓여 챙겨주고 잠시 쉴까 싶었는데 남편이 점심을 먹기 위해 집으로 잠깐 온다고 연락이 와서 대충 정리하고 찌개를 끓여야지 했다. 하지만 곧 아이가 아침이 너무 부실했던 건지 배가 고프다 해서 금방 점심을 챙겨주고 찌개를 끓였고 요리가 완성될 때쯤 남편이 도착했다. 늦은 점심을 챙겨주고 남편이 집에 들어오면서 사온 떡을 꺼내 아이 간식으로 내어주었다. 바로 설거지하기 귀찮아서 좀 쉬려고 앉았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간식을 많이 찾는 아이 때문에 금방 식빵과 크림치즈를 챙겨서 2차 간식을 준 뒤 그릇이 너무 많이 쌓여 있어서 차근차근 설거지를 했다. 


최근 코로나 때문에 너무 집에만 있는 것 같아서 유튜브를 보고 홈트를 시작했는데 엄마가 운동하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는지 거실을 말끔히 치우고 자기도 같이하자는 아이와 함께 가볍게 운동을 했다. 아주 기본적인 동작만 하는데 전문가가 구성한 동작들 때문인지 땀이 금방 흘러내린다. 하루 종일 집에서 비비고 있어 아이 체력도 많이 떨어졌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래도 엄마보다 오래 한다. 적당히 땀을 빼고 아이를 씻기고 나서 새로 밥을 지어 놓은 뒤 나도 가볍게 씻고 나왔다. 종일 먹을 것을 챙겨 준 듯한데 운동을 해서 그런지 아이는 또 간식을 달라고 해서 떡을 몇 개 더 꺼내 챙겨주었다. 손바닥 만한 아주 작은 술빵인데 먹기 쉬워서 그런지 입안으로 쏙쏙 잘 들어가는 모양이다. 아이와 투닥투닥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보니 금세 남편은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점심을 늦게 먹어서 배가 안고프다고 하더니 아이를 주려고 삼겹살을 굽겠다는 말을 듣고는 본인도 배가 고파지기 시작한 것 같다고 해서 세 식구가 먹을 만큼 적당히 구워 점심에 먹은 찌개와 함께 저녁을 해결했다. 남편이 저녁을 안 먹었다면 나도 그냥 끼니를 때우지 않았을 텐데 생각보다 과하게 먹어 아직까지 소화가 잘 안 되는 것 같다. 


오늘은 온전히 아이의 밥과 간식을 끊임없이 챙겨주었고 틈틈이 읽으려 애썼는데 실패했다. 밥과 간식 사이사이 빨래도 해야 했고 청소해도 티도 안 나지만 어쨌든 안치우면 더 난감하니 청소도 해야 했다. 또 오늘은 평소보다 아이 공부를 틈틈이 봐줬던 것도 같다. 아무래도 이번 주부터는 슬슬 유치원 등원이 시작되기도 하고 그동안 너무 놀기만 했다는 생각이 들어 이것저것 꺼내서 해보려고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열심히 움직였는데도 아직 저녁 먹은 설거지가 남아 있다는 게 참 슬프다. 

몸이 바쁘게 움직이니 마음의 여유도 없어서 '글을 써야지'하는 마음의 무게만 있고 손이 움직이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 이렇게 쓰면서도 내가 무슨 글을 쓰고 있는지 모를 만큼 오늘은 너무 분주한 하루였다. 

아마 내일은 내 zoom 원격수업과 아이의 zoom 원격수업이 있어 더 분주한 하루가 될 것 같다.


배경 이미지 출처: https://www.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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