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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작가 Oct 01. 2020

아프지 말아요.

안전한 추석 보내길 기원하면서...

어젯밤 잠들려고 하는데 아이가 마른기침이 계속 나와 물을 먹기 위해 몇 번 부엌을 오가더니 안방 문 앞에서 나에게 이야기했다. "기침이 너무 많이 나서 잘 수가 없네. 엄마- 해열제 먹어야겠어!" 이러는 게 아닌가. "무슨 소리야- 얼른 와서 누워!" 


코로나 여파인가? 가족 중 누군가 체력이 떨어지고 몸이 안 좋아 보이면 흠칫 놀라고 걱정하는 게 이제는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3개월 지나 내년이면 일곱 살이 되는 아이는 점점 언변이 늘어나 나와 남편을 깜짝 놀라게 한다. 아이는 유독 잠이 드는 것을 힘들어해서 종종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물 마시러 부엌을 오가고 노래도 부르고 몸부림을 치면서 그 시간을 어떻게든 때우려고 노력한다. 그러면 우리 부부는 어르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고 마지막엔 호통을 치며 혼낸다. 어제는 미세먼지가 별로 좋지 않아 창문과 방문을 닫고 잘 준비를 하는데 아이가 조금만 풀 석대도 이불 베개에서 먼지가 피어올라 나도 아이도 기침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안방 문을 열어 놓고 남편이 미세먼지 수치를 다시 확인하고 잠깐이라도 열어 놓자 해서 환기를 시켜 놓으니 겨우 기침이 진정되어 잠이 들었다. 


아프면 약을 먹고 해열제를 먹었던 습관들 때문인지 아이는 본인이 기침을 하고 있어서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작년 이맘 때면 아이는 기관지 부분이 약해서 이비인후과를 문지방이 닳도록 다녔다. 환절기엔 늘 후두가 잘 부어서 열이 나고 기침이 심해서 열도 자주 났었고 목소리도 자주 상했었다. 그런데 올해는 유치원도 가지 않고 밖에 나가지 않으니 가벼운 비염 증상 말고는 건강한 편이다. 코로나 덕에 감기에 걸리지 않으니 이건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우리 모두 애매하다. 


드디어 오늘은 추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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