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랜만에 아이와 가볍게 가을을 만끽하며 짧은 산책을 했다. 정말 아주 잠깐이었지만 아이는 가을 햇빛을 받아 즐거웠고 나는 서글펐다. 아이들이 정말 많은 동네여서 그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동네였는데 단지 안은 흡사 유령도시에 가을이 내려앉은 듯했다.
동네에 자가 격리자가 600명이 넘어가니 이렇게 아이가 즐거운 듯 뛰어다니는 것조차 왠지 사치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필요한 일을 처리한 뒤 빠르게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그 어느 때 보다 예민하게 아이가 손으로 무엇을 만지는지 감시하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따뜻한 물로 씻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