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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작가 Nov 18. 2020

이쯤 되면 지겹게 말하는 가을

올 해는 지독하게 계절을 타며 가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 따뜻했다. 그냥 봄 날씨 같았다.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 맞은편 거리를 청소하던 청소부 아저씨가 붉은색 단풍나무를 빗자루로 흔들어 단풍을 털어내셨다. 붉은 단풍잎들은 마치 붉은 비가 된 듯 우수수 아저씨의 머리 위로 쏟아졌다. 


가을이 가고 있다. 

가을이 가고 있다. 

또 한 계절이 가고 있다.


나는 올 한 해 계절이 지나가는 것이 너무나도 아쉬운 가보다.

대체 올해 가을이 가고 있다. 끝나간다. 곧 겨울이 오겠지 이런 말을 몇 번을 반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새벽에는 비가 내려 빗방울들이 곳곳에 맺혀있다. 나뭇잎 끝에 동그랗고 작은 과실수 그 끝에 뾰족하고 날카로운 소나무 잎 끝에 예외 없이 그 하나하나 다 맺혀있다. 

사진이라도 찍어 둘걸 왠지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으면 풍경이나 나무 사진 찍는 일이 부끄럽다. 아이 사진은 아무렇지도 않게 셔터를 눌러대면서 계절이 지나치는 시간은 사진으로 담아내지 않는다. 

아마 계절의 사진은 카메라에 담는 것보다 내 눈에 담는 것이 더 좋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배경 이미지 출처:https://www.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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