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해야 하는데...' 생각은 그만!《마녀 체력》

책과 떠나는 여행

by 달빛한줌

박웅현 님의 《책은 도끼다》라는 책의 시작은 카프카가 그의 친구 오스카 폴락에서 보낸 편지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책을 통해 울림을 받고, 이를 통해 읽는 이의 행동 변화가 일어날 때, 비로소 그것이 책의 역할을 한 것이라고, 책을 읽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최근 한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이영미 님의 《마녀 체력》이라는 책인데요. 읽는 내내 몸을 가만히 둘 수 없었습니다. 오직 한 가지 생각만이 저를 휘어 싸고 놓아주질 않았습니다. '지금 운동하러 나가야겠다.' 그녀처럼 달리고, 자전거를 타고, 수영을 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바로 자전거 전문점으로 달려갔습니다. 운동은 장비빨이니깐요.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자전거 가격을 듣고, 차마 구매하진 못했습니다.(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기에 적응할 겸, 누나 자전거를 먼저 타보려 합니다.) 하지만 조만간 어린 시절에만 탔었던 자전거를 다시 타보고, 수영도 해보려 합니다.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는 시대입니다.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머리에서 가슴까지, 그리고 가슴에서 손과 발까지 영향을 미치는 책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소견일 뿐이지만, 그녀의 책은 (정확히 말해 제겐)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카프카가 폴락에게 이야기한 '도끼'와 같은 책이 이 책을 두고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몸이 바뀌면 행동이 달라지고, 달라진 행동이 생각에 영향을 키운다. 그래서 인생의 나침반까지 돌려놓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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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유능한 에디터였습니다. 직업적 특성상 책상, 그리고 의자와 혼연일체가 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길 13년. 남은 건 고혈압과 스트레스뿐이었다고 합니다. 마흔이 될 때까지 운동과는 연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들과 지리산을 등반하는데 제대로 올라가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운동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마흔이 되어서 시작한 운동. 그녀는 마라톤 풀코스 10회,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15회를 완주한 철녀가 됩니다.


잦은 햇볕 노출로 인해 얼굴 군데군데 잡티가 생겼지만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몸매나 옷차림, 머리 스타일보다 더 사람의 인상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있다. 바로 자신감 넘치는 눈빛과 표정이다. 육체가 달라지고 강해졌다는 자부심은 그대로 온몸에 드러나는 법이다. 작은 키에 왜소한 몸매는 그대로지만, 내 몸에서 뿜어내는 에너지가 강해졌다. 나더러 '작은 거인'처럼 보인다고 말하는 지인도 있다." 키 153cm에 몸무게 47kg. 마흔 넘어 시작한 운동은 180cm의 거구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눈빛과 자신감으로 무장한 단단한 사람이 됩니다.


남들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던 그녀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강연도 하고, 라디오 방송도 거뜬히 해 냅니다. 운동을 통해 얻은 자신감 덕분에 그녀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천천히,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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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넘어서야 시작한 운동. 몸을 움직이는 시간보다 앉아있는 시간이 많았던 그녀이기에 처음 운동을 시작한다는 것이 결코 녹록지 않았습니다. 작은 몸만큼이나 체력도 선천적으로 약했습니다. 그녀는 무리하지 않았습니다. 운동장 한 바퀴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10바퀴, 5km, 10km 차근차근 단계를 높여갔습니다. 남들보다 느렸지만 대신 꾸준했습니다. "저 같은 저질체력에 마흔이 넘은 여자도 10년간 천천히,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운동을 계속하면 강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무언가를 이루고 싶어 합니다. 그것이 지금 당장 현실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기다리려 하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마라톤을 뛰어내고 싶고, 장범준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너의 샴푸 향이 느껴진 거야〉를 완벽하게 기타로 연주하고 싶어 합니다. 외국인과 막힘없이 영어로도 이야기하고 싶어 하죠. 예, 제 이야기입니다. 달리기도, 기타 연습도, 영어공부도 이제 막 시작한 주제에 하루빨리 원하는 결과를 얻길 바랍니다.


100세 시대입니다. 아마 제가 노년을 맞이할 때는 120세 세상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보다 더욱 많은 시간이 제겐 남았습니다. 그런데 뭐가 그리 급한지 모르겠습니다. 무엇이든 시작하고, 당장 원하는 성과가 보이지 않으면 포기하고, 또다시 시작하고를 벌써 몇 년째 반복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계속 해왔다면 아마 뭐든 이루어냈을 텐데 말입니다. 더 이상 당장의 결과에 연연하진 않을 생각입니다. 80세의 제 모습을 상상하며, 그 모습이 되고자 그녀가 이야기한 것처럼 천천히, 조금씩, 하지만 꾸준히 움직여야겠습니다.



이루고 싶은 게 있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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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결혼 20주년엔 남편과 함께 2박 3일간 자전거 투어를, 21주년엔 7박 8일 일정으로 네팔 히말라야 푼힐 전망대에 오르는 트레킹을 했습니다. 2018년엔 프랑스의 몽블랑 트레킹을 예약해 두었으며, 사하라 사막 마라톤, 실크로드 도보 여행 등이 그녀의 버킷리스트입니다. 모두 돈이 많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체력이 있어야만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최고의 경영 인하면 떠올리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삼성의 '이건희'도 할 수 없었던 것들입니다.


결혼 7년 차인 저희 부부는 7살, 5살 된 두 아이가 있습니다. 아내와 저는 빨리 아이를 낳고 싶었습니다. 후다닥 키우고, 삶의 남은 후반부는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신혼생활은 짧았습니다. 결혼하고 '허니문 베이비'로 첫째를 가졌고, 첫째 아이가 태어난 지 6개월이 지나 둘째를 가졌습니다. 저희의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제 몇 년만 더 고생하면 자유로운 신분의 부부가 될 거라는 희망이 보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데 있었습니다. 군 제대 이후, 운동을 쉰 지 15년.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습니다. 여유시간이 생기면 아내와 무언가를 함께하는 것이 아닌, 힘들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집에 드러눕기 일쑤입니다. 지금도 이러한데 두 아이가 손이 덜 필요해진 시기가 될 때, 과연 계획했던 아내와의 시간들을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유전적인 고혈압에, 곰돌이 푸와 같은 뱃살을 가진 채로 말이죠.


다시 한번 인생에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역시 건강입니다. 돈도 꿈도 행복도 그 어떤 것도 건강 없이는 존재 가치가 없습니다. 건강이 있고 나서야, 비로소 다른 것들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나이가 들면 노화는 당연한 거라 생각했습니다. 시간이란 거스를 수 없는 존재로만 여겼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이영미 님은 말합니다. "40보다 멋진 50, 50보다 건강한 60을 위하여." 인간의 당연한 숙명이라고만 여겼던 노화와 건강을 그녀는 거부합니다. 멋있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그녀는 서두에 자신이 이 책을 쓴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나만큼이나 평범한 다른 사람들 마음에 불을 지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선천적인 약골에, 마흔 넘은 나이에 시작한 자신도 해냈으니, 당신들도 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을 그녀는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녀의 마음이 제겐 닿았습니다. 자그마한 불씨가 제 마음속에 피어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지속적인 연료와 산소를 공급해주는 것은 이제부터 온전히 제 책임입니다. 불씨가 사그라들고 있습니다. 완전히 연소되기 전에 다시 타오를 수 있도록 책상에 앉아 글 쓰는 것은 이제 그만 멈추고 좀 움직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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