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BC 투데이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감사함을 표현하는지를 연구한 적이 있다. 응답자의 약 97퍼센트는 근사한 음식점에서 웨이터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것이라 했고, 58퍼센트는 공항의 보안 요원에게 기꺼이 고맙다고 말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런데 감사함을 표현하는 상대가 배우자가 되면 이 수치는 50퍼센트가 채 안 되는, 48퍼센트에 불과했다고 한다. 실험 결과를 통해, 우리는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에게는 정작 감사함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카페나 식당에서 직원이 주문한 음식을 건네줄 때, "감사합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집에서 아내가 식사를 차려줄 때는 몇 번이나 고마움을 표현했던가?
감사 표현은 의례적인 인사치레가 아니다. 감사 표현만으로 상대방과의 긍정적 관계 형성은 물론, 내 건강과 기분까지 좋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꿩 잡고 알 먹고 도랑치고 가재 잡고'이다. 더구나 돈도 들지 않는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한 식물 실험이 있다. 두 개의 식물을 놓고, 한쪽에는 칭찬을 그리고 나머지 다른 쪽에는 욕을 했을 때, 어느 쪽이 잘 자라는지 확인하는 실험이다. 결과는 아시다시피, 칭찬한 쪽의 식물이 무럭무럭 잘 자라고, 그 반대인 식물은 잘 자라지 못했다. 식물은 사람과 다르다 할 수 있겠다. 조금 더 연관성이 있는 예를 들어보겠다. 인간의 몸은 약 70퍼센트가 물로 구성되어 있다.『물은 답을 알고 있다』의 저자, 에모토 마사루는 말과 관련해 물의 결정체 모양이 어떻게 변하는지 실험을 했다. 그리고 물이 사랑과 감사의 말을 들으면 수결정체가 아주 아름답게 보이고, 부정적인 단어와 말을 해주면 결정체가 아주 흉악한 모습으로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 몸의 2/3을 구성하는 성분인 물이, 말에 의해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지를 살펴보니, 우리가 아내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선택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감사 표현은 나 자신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엔도르핀은 천연 마약이라 불릴 정도로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호르몬이다. 일본의 정신과의사이자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의 저자 가바시와 시온은 감사를 표현할 때, 우리 몸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된다고 한다. "고마워", "감사합니다"라는 표현만으로도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또한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김재엽 교수팀이 7주간 배우자에게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라는 표현을 매일 했을 때, 이 말을 반복한 그룹에서 혈액 내 산화성 스트레스 지수가 50% 감소, 항산화 능력지수는 30% 증가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울증 개선, 심장 박동 안정화도 확인했다고 하니,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만으로도 질병에 걸릴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아내가 차려준 식사를 하고 나면, 나는 항상 먹기 전에 "맛있는 음식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를 외친다. 다 먹고 나서는 "잘 먹었습니다."를 크게 외친다. 이런 나를 보며, 아이들도 엄마에게 감사함을 표현한다. 아내가 빨아준 옷을 입으면서 "깨끗한 옷 입게 해 줘서 고마워"라고 말한다. 그저 아내 덕분에 조금이라도 편의를 받았다고 생각되면 고맙다고 이야기한다. 식사 차리는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다면, 세탁기를 돌리지 않았는데 깨끗한 옷을 입을 수 있다면, 아내가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가족을 위해 희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절대 당연한 것은 없다. 아내가 해주는 작은 희생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자신의 자녀, 친구, 그리고 직원들의 신체에 영양분을 주고 있지만 그들의 자부심에 영양분을 주는 데는 얼마나 인색한가? 우리는 그들에게 불고기와 감자를 주어 에너지를 축적하게 만들지만, 샛별의 합창처럼 몇 년을 두고 그들의 기억 속에서 노래하게 될 친절한 감사의 말을 하는 데는 몹시 인색하다.
-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카네기 저, 최염순 옮김, 씨앗을 뿌리는 사람 -
'꾸역꾸역 회사 다니며 열심히 돈 벌고 있다. 이를 통해 좋은 집과 차를 살 수 있었다. 정기적으로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도 간다. 나 정도면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하실 수 있겠다. 맞다. 충분히 훌륭하다. (사실 나는 돈 아낀다고 위에 언급한 것들을 잘 하진 못한다.) 하지만 그것들은 외적인 요소에 불과하다. 신체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행동이다. 여기에 아내의 마음과 감정, 내적인 요소에도 함께 영양분을 공급해 줄 수 있다면 최고의 남편이라 할 수 있다. 그리 어렵지 않다. 딱 3 글자면 된다. "고마워". 오늘부터 잊지 말고 아내에게 감사함을 표현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