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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Mar 04. 2023

진짜 '내가 좋아하는 건가?'

매일 한 문장

얼마 전, 유튜브를 통해 《청춘 아레나 : 노홍철 편》을 봤다. 노홍철 님이 청춘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진로 상담을 해주는 내용이었다.   


청춘 :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해야 할지, 아니면 제가 하고 싶은 걸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노홍철 :
00야. 내가 16년 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싶은데 정말 중요한 건 네가 얼마나 그 일을 좋아하는지가 너 기준으로 생각하면 안 되고, 네가 지금 나한테 이야기한 것처럼 "제가 이걸 이렇게 좋아하는데요"라고 얘기 안 해도 주위에서 친구들이나 부모님이나 지인들이 네가 설명하지 않아도 느낄 정도로 좋아해야 돼 일단.

나는 내가 방송하는 게 신난다고 이야기 안 해도 사람들이 봤을 때 미쳐 보였나 봐. "얘는 여기에 미쳐있다"라고 생각을 했나 봐. 말이 안 통하고 안 들려도 얘가 되게 좋아하는 것처럼 느껴졌나 봐. 그 에너지가 보이면 계속 다른 데서 널 데려갈 수밖에 없어. 그 일을 좋다고 하는 다른 사람들이 너보다 에너지가 덜한 걸 들키는 순간 무조건 널 데려가 사람들은. 이 세상이 그래.

일단 네가 가슴에 손을 얹고 네가 나한테 좋아한다고 했던 그 일이 진짜 네가 좋아하는지 냉정하게 생각을 해보고 그거 진짜면 그거 해!! 근데 자신 없으면 해야 되는 거 해 그게 맞아! 우리 형처럼 책 많이 보고 남들이 좋다는 길 가. 꼭 그렇게 해 진짜! 아니면 후회해! 근대 네가 하는 일 진짜로 좋아하면 꼭 그렇게 해야 한다. 


지혜를 잇다


학창 시절에 나는 공부 말고 다른 게 하고 싶었다.(꽤 잘했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압력에 굴복해 학생의 본분을 성실히 수행했다. 하지만 가끔 그때를 떠올리며 아쉬워한다. '지금 내 인생이 즐겁고 재미있지 않은 이유는 그때 내가 하고 싶은 걸 선택하지 못했기 때문이야'라고.


어느덧 40이 넘어섰고, 초등학생 두 자녀가 있는 지금도 어릴 때의 나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나는 책을 쓰는 작가가 되어야 하는데... 유튜버 크리에이터로도 활동해야 하는데... 전문 주식 트레이더가 돼야 하는데... 그런데 회사를 다녀야 하니 시간이 없네...' 회사 때문에 좋아하는, 혹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한다고 매번 자기 위로를 한다. 하지만 나는 위에 언급한 하고 싶은 일을 진짜로 하고 싶은 걸까?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해야 한다. 전혀 아니다. 글쓰기를 끄적거리긴 하지만 미치게 몰입해 본 적은 전혀 없다. 유튜브는 매번 '해야 하는데...'라고만 생각했지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 주식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지만 낯선 용어들과 종잡을 수 없는 시장 변동에 공부는 뒷전으로 하고, 여전히 감으로 투자한다. 


가끔, 아니 매일 퇴사를 꿈꾼다. 퇴사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살기를 바란다. 하지만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있는 걸까?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남들이 느낄 수 있도록 에너지를 분출하는 행동을 보인 적이 있던가? 아쉽지만 지금의 나는 "나 이거 진짜 진짜 진짜 X 100 좋아해요!!"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러니 지금은 해야만 하는 것들을 해야 할 때다. 회사 다니면서 돈 벌고, 가족의 삶을 부양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허튼 생각하지 말고.  


내가 진짜 어떠한 것을 미치도록 좋아한다면, 말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에게 그 기운이 느껴진다. "나 이거 좋아하는데 부모님이, 혹은 환경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해"라고 핑계되지 말자. 주변에서 만류하는 이유는 그것이 해야만 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정말 좋아한다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입으로만 떠드는 아가리 파이터처럼 말이다. 항상 나를 냉정하게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유혹에, 감정에, 기분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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