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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Mar 25. 2023

거북이가 토끼랑 경주를 한 이유

23일째

거북이는 토끼랑 왜 경기를 했을까? 또끼랑 쨉이 안되잖아요.

우리 집이 생선가게였기 때문에 비린내 난다는 게 나의 콤플렉스였어요. 나 혼자 애들이 냄새난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벌벌 떠는 거예요.

또 크게는 우리 어머니는 철저한 남아 선호사상이었어요. 우리 때는 아들을 못 낳으면 쫓겨났거든요. 엄마는 철저히 아빠 오빠만 사랑했어요. 그래서 나는 그런 콤플렉스가 있어요. 누가 좋아한다 그러면 어색하고 민망해. 특히 남자가 좋아한다 그러면 어머 얘가 급전이 필요한가...

군대에 있는 1년 8개월 동안 내 열등감이 무엇인지 찾아내서 박살 냈으면 좋겠어요. 세상에서 어떤 소리를 하더라도 잘못 해석해서 망가지지 않도록... 그 열등감이라는 게 너무 무서운 게 내가 알지 못하고 고치지 않으면 세상에서 들려오는 모든 소리에 번역기더라고요.

내 결론은
'거북이는 콤플렉스가 없었구나'
'열등감이 없었구나'
'그냥 지 길을 가는 거구나'

 - MBC《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이영자 님이 한 말 -


지혜를 잇다


최근 자신감과 당당함에 관심이 많다. 아마도 위축되는 상황들이 요즘 들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는 잘하지 못하는 분야에 뛰어드는 것을 극도로 주저한다. 무능함을 들킬까 봐, 남들에게 비난받을까 봐, 혹은 인정받지 못한다는 두려움 등 때문이다.


이전에 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마주할 때면 '열심히 배워서 잘해봐야지'라는 생각보다는 '나 이거 잘 못하는데, 어떡하지. 그냥 기존에 (잘)했던 거 하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먼저 한다. 처음이라 능숙하지 못한 것이 당연한데도, 처음부터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잘 해낼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시도하지 않고 회피하려 한다.


이영자 님의 말씀을 듣고, 거북이를 본받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분명 토끼와 경주한다는 소식이 퍼졌을 때, "지 주제도 모르고 토끼한테 까부네"라고 많은 이들의 비웃음을 샀을 것이다. 하지만 거북이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토끼와 경주를 했다. 애초에 승률 0%, 전혀 승산이 없는 시합이었는데도 말이다. 어쩌면 거북이는 내가 절대로 얻고 싶지 않은, 패배라는 결과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듯하다. 승패 여부, 주변의 비웃음과 비아냥은 거북이에게 어떤 장애물도 되지 못했다. 거북이는 그저 묵묵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다. 조금씩, 천천히, 그렇지만 꾸준히 말이다. 거북이의 강철멘털을 본받고 싶지만, 난 살짝만 건드려도 산산조각 날 것만 같은 유리멘털의 소유자다. 어떻게 거북이처럼 단단한 마음의 소유자가 될 수 있을까? 


심리학에는 유명한 '로젠탈 효과'가 있다. 1968년 하버드대학 심리학과 로버트 로젠탈(Robert Rosenthal) 교수가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 학생 20%를 무작위로 뽑아 담임교사에게 명단을 전달하며 이 아이들의 지능지수가 높다고 말했다. 8개월 뒤 명단에 있던 학생들이 성적이 실제로 올랐다. 담임교사가 명단에 적혀있는 아이들이 실제로 지능지수가 높다고 생각했고, 이에 학생들에게 더욱 관심과 기대를 보였기 때문이다.(실제로는 무작위 명단이었는데도 말이다.) 그들이 이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성적이 향상된 것이다. 이를 '로젠탈 효과'라고 한다. 


'로젠탈 효과'처럼 대부분의 사람은 이미 내가 인정받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갖게 될 때,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웃기다고 인정받은 사람은 자신감이 더해져 더 큰 웃음을 줄 수 있는 반면에, 인정받지 못한 사람은 점점 위축되어 개그를 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 멘트 하는 것조차 주저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결국 인정받는 환경에 위치할 때, 거북이와 같은 단단한 마음의 소유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환경에서 타인의 인정을 얻기는 불가능하다. 새로운 사람, 새로운 작업, 새로운 도전에 있어, 무얼 믿고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 줄 수 있단 말인가. 정말 뻔하고 뻔한 이야기지만, 항상 인정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나 자신밖에 없다. '난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야'하면서 스스로를 인정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항상 글을 쓰다 보면 세상은 너무 뻔하다. 결국 지식이 부족해서 세상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아니다. 실천이 어려워서다.) 결국 어렵지만 조금씩이라도 나 자신에게 응원과 격려를 실천하며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동현아, 넌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해낼 거야. 파이팅!!"


※ 참고 영상

https://www.youtube.com/shorts/lks_YUNjZ_M

https://www.youtube.com/watch?v=Bi1Y2rqIkz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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