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란 다람쥐 Sep 09. 2020

적어도 '나'만은 '나'를 사랑하자!!

내가 행복해지는 시간.

무관중 스포츠 경기.


올해 초 시작한 코로나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언제쯤 이 상황이 끝나는 걸까? 과연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 며칠 전, 첫째 아이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우리 코로나 끝나면 마스크 벗고 다닐 수 있는 거야?" 잘 모르겠다. 과연 우리 아이들이 마스크 쓰지 않고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지. 


사상 초유의 코로나 사태는 우리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많은 것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아마도 '언택트'일 것이다. 언택트는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반대를 뜻하는 'Un-'을 붙인 신조어로 '비접촉'을 의미한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의 일상은 직접적인 접촉이 아닌 비접촉 형식으로 급격하게 변해가고 있다.


최근 스포츠 경기에서도 '언택트'를 실천하고 있다. 사람들 간의 직접적 접촉을 최소화하고자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한다. 농구 야구 축구 테니스 등 대부분의 스포츠가 관중 없이 치러지고 있다. NBA(미국 프로농구)의 경우 모든 선수들을 올랜도 디즈니월드에 불러 모아 외부와의 교류를 차단한 체,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러한 관중 부재가 못내 아쉬운 것 같다. 국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는 "관중이 없다는 점은 확실히 아쉽다. 관중들로부터 색다른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으며, 미국의 야구선수 라이언 짐머맨은 "팬 없이 경기하는 건 잔인하다. 상상할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남자 골프 세계 3위 브룩스 켑카는 "선수들은 대회장에서 팬들이 뿜어내는 에너지 덕분에 살아간다. 하지만 무관중 경기에서는 그런 힘이 나지 않을 것 같다"라고 했으며 미국 최고의 농구 스타 르브론 제임스도 처음에 자신은 관중 없는 경기는 뛰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돈에 의해 움직인다고만 생각했던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사실 관중들의 응원과 환호, 격려와 함성이 없는 경기를 썩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관중들의 응원을 받을 때, 힘이 솟아난다.


프로스포츠는 각 팀마다 각 지역 연고를 갖고 있다. 경기 일정은 홈&원정 경기로 짜인다. 자신의 지역 연고에서 경기를 한 만큼, 상대팀 지역 연고에서도 경기를 한다. 자신의 연고 지역에서 경기를 할 때면(홈경기) 그 지역 주민들로부터 일방적이고, 열렬한 응원과 사랑을 받는다. 반대로 상대팀 연고 지역에서 경기를 할 때면(원정경기) 관중들의 야유와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현상이 나타난다. 실력이 모든 걸 좌우할 것 같은 프로스포츠에서 대부분의 팀이 홈에서 이길 확률이 원정에서 이길 확률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홈경기에서는 자신들을 열렬히 응원해주고 격려해주고 사랑해주는 관중들이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관중들의 긍정적 에너지 덕분에 원래 가지고 있던 능력 이상을 발휘하기에 이길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반대로 원정에서는 관중들의 야유와 비난속에 경기를 치르기에 본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질 확률이 높은 것이고.   


응원과 격려 그리고 사랑을 받을 때 우리는 우리의 능력을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다. 반대로 야유와 비난 앞에서 우리는 한없이 작아진다. 우리에게 야유와 비난보다 응원과 사랑이 필요한 이유다. 


나는...매일...나를 혼낸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 모두가 실은 우리 자신에게 꽤 잔인하다는 점이다. 왜냐? 자신을 나무라고 비하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하지 못할 말을 자신에게 서슴없이 퍼붓기 때문이다. '자기 대화'를 할 때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엄격해지는 셈이다.

- 『성숙한 어른이 갖춰야 할 좋은 심리 습관』, 류쉬안 저, 원녕경 옮김, 다연 -


나는 꽤 말을 조심하는 편이다. 험담도, 욕도 거의 하지 않는다. (욕 안 하기 쉽지 않다는 군생활 2년 동안에도 'ㅆ'들어가는 욕을 딱 한번 해봤을 뿐이다. 당시 나도 욕을 하는구나라는 충격을 받아 지금도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그런 내가 최근 나 자신에게 한 말은 다음과 같다. '진짜 바본가', '나는 해도 안 되는 놈인가',  '나는 띨띨이, 멍청이인가' (많이 순화해서 표현했다.) 


칭찬과 격려가 좋다는 것을 이미 충분히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회사 동료들에게도 나는 주로 칭찬과 격려, 응원을 해주는 편이다. 그런데 나 자신에겐 어떤가? 생각해보니 나는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 본 적이 거의 없다. 아니, 칭찬은 커녕 끊임없이 자책하고, 비난하고 혼내고 꾸짖기만 한다. 


나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그런 만큼 가장 나를 잘 이해해주고, 소중하게 아껴줘야만 할 텐데 나라는 존재는 오히려 야유와 비난만 일삼고 있다. 응원, 격려, 사랑을 듬뿍 주어야 무엇이든 잘 해낼 텐데, 비난하고 자책하고, 후회하고만 있으니 무엇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어불성설이다.


나는 조금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 더 나은 사람,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옆에서 응원해주고, 힘이 되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나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되면 된다. 스스로에 대한 야유와 비난, 후회와 자책은 그만 멈추고, 이제 온전히 나를 응원하고, 격려하고, 사랑해보려 한다. 지금보다 더욱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 참고 : 한겨레 신문, 이준희 기자,『초유의 무관중 경기, 선수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작가의 이전글 "아직 젊은데 꿈 포기하지 말아"라는 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