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서 ‘한국 양털깎기’ 막아야! 트럼프 덫에

by 두맨카

경주에서 이달 31일 막을 올리는 APEC 정상회의가 대한민국 경제의 운명을 가를 초대형 이벤트로 떠올랐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차별 관세 폭격이 한국을 정조준하는 가운데, 이번 회의가 ‘제2의 플라자합의’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방어선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려 퍼지고 있다.


temp.jpg APEC 2025 경주

경주에서 이달 31일 막을 올리는 APEC 정상회의가 대한민국 경제의 운명을 가를 초대형 이벤트로 떠올랐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차별 관세 폭격이 한국을 정조준하는 가운데, 이번 회의가 ‘제2의 플라자합의’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방어선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려 퍼지고 있다.



temp.jpg 트럼프 관세 압박

트럼프 대통령이 쏘아 올린 글로벌 관세전쟁의 덫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일본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무려 5500억 달러(약 784조원)를 투자하겠다는 초대형 약속을 내놓으며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미국은 대형 트럭에 25% 관세를 다시 적용하면서 일본의 천문학적 투자는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미국의 ‘관세 횡포’에 국내에서는 “차라리 대미 투자 약속을 파기하고 25% 관세를 맞자”라는 극단적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미국이 상호 관세에서 품목별 관세로 골대를 수시로 옮기며 교역국을 압박하는 모습은 자유무역의 근간을 흔드는 치졸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한국과의 협상에 대해 “타결에 매우 가깝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관세 협상이 공통 문서에 이르지 못했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간 관세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이다.


temp.jpg 플라자합의 일본 위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을 보면 40년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든 ‘플라자합의’의 악몽이 떠오른다. 1985년 9월 22일, 미국 뉴욕의 플라자호텔에서 선진 5개국(G5) 재무장관들이 모여 세계 경제 흐름을 바꾼 합의에 서명했다.



표면적으로는 세계 경제 불균형 해소가 목표였지만, 실제로는 쌍둥이 적자로 골머리를 앓던 미국이 대미 수출로 짭짤하게 재미를 본 일본과 독일을 압박하기 위한 자리였다. 미국은 엔화와 마르크화 가치를 높여 이들 국가의 수출 규모를 줄이라고 요구했다.


플라자합의의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달러당 240~250엔대였던 환율은 1985년 말 200엔, 1988년에는 120엔대까지 급락해 3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일본이 ‘잃어버린 30년’, 아니 ‘잃어버린 40년’의 함정에 빠지게 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플라자합의였다는 점은 이제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플라자합의는 전형적인 ‘양털깎기(Fleecing of the Flock)’다. 양털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던 주인이 어느 날 갑자기 털을 깎아간다는 뜻이다. ‘화폐전쟁’의 저자 쑹훙빙 중국 환구재경연구원장의 설명처럼, 미국이 일본을 주요 대미 수출국으로 키운 후 플라자합의를 통해 잡아먹었다는 얘기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차별적인 관세 압박을 보면 일본이 당한 플라자합의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공포가 밀려온다. 미국 맹방인 일본의 경제를 플라자합의로 침몰시킨 근린궁핍화정책(beggar-thy-neighbour policy)이 한국에는 절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하기에는 트럼피즘의 광풍이 너무 길고 매섭다.


역사는 반복된다. 미국이 1929년 대공황을 맞아 허버트 후버 대통령이 단행한 ‘스무트-홀리 관세법’은 2만여 수입품에 최고 400%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주요 교역국이 보복관세로 맞서면서 세계 교역이 급랭했고 글로벌 경제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트럼프 관세정책이 이 악순환을 재현한다면 ‘미국 우선주의’는 결국 ‘미국 고립주의’로 귀결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는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구축한 자유무역체제에 조종을 울렸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껏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외치며 세계화를 이끌어온 국가는 다름 아닌 미국이다. 미국은 교역국이 자유무역을 따르지 않으면 ‘슈퍼 301조’라는 서슬 퍼런 칼날을 휘두르며 일방적인 보복 조치를 해왔다. 그런 미국이 이제 보호무역주의 카드를 내세워 자유무역을 도외시하는 것은 자기모순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temp.jpg 한미 관세협상 현장

역사학자 피터 헤더와 정치경제학자 존 래플리가 함께 쓴 저서 ‘제국은 왜 무너지는가’는 서구가 20세기 말까지 ‘브레턴우즈 체제’로 불리는 자유무역, 국제 금융 시스템을 통해 경제 제국으로 군림했지만 그 지배력은 21세기 들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국 등 동맹의 돈을 뜯어내기에 혈안이 돼 국제 무대에서 글로벌 리더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미국이 다시 위대해지려면 세계를 상대로 으름장을 놓는 것이 아닌 협력과 대안, 그리고 냉철한 현실 인정이 답이다.


미국이 세계를 호령했던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미국이 막강한 경쟁자로 등장한 중국을 견제하려면 동맹을 희생하지 않고 협력해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이러한 점을 애써 외면한다면 세계 정치 경제 무대에서 뚜렷한 리더십을 갖춘 나라가 사라지고 각자도생의 길로 가는 ‘G-제로’ 시대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경주 APEC은 보호무역주의 태풍에 맞서 자유무역주의를 되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에 매몰된 이상 우리는 미국을 제외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한·일FTA’ 등 자유무역 체제의 판을 더욱 키워야 한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는 미국 외에 다른 교역국과의 협력 기조를 강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APEC은 자유무역주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한국의 무역 영토를 더 넓힐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이것만이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진입 등 명실상부한 선진국 척도에 부합하는 경제체제를 갖출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또한 APEC을 통한 자유무역주의 확산이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던진 보호무역주의 덫에서 벗어나 글로벌 협력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첩경이다.


올해 1~7월 미국의 대한국 재화 무역적자는 36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0억 달러에서 약 9% 감소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여전히 한국을 ‘무역 불공정 국가’로 낙인찍으며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교역국 경제를 희생하며 자국 경제 이익만을 추구하는 근린궁핍화정책의 결말은 공동 번영이 아닌 공멸이다.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트럼프의 정치적 구호가 휴지 조각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자유무역 확대가 정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해 온 저서 ‘협상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에서 “협상은 상대를 굴복시키는 게임”이라고 규정하며 관세를 무기로 활용했지만, 국제무역은 상호의존적 관계에서 작동한다. 이런 점을 간과한 트럼프식 압박 외교는 협력균형을 무너뜨려 보복관세와 신뢰 상실을 자초할 뿐이다.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가 “경제는 신뢰 위에 서 있다”라며 협력의 경제학을 설파했지만, 트럼프에게는 그저 마이동풍이다. 경주 APEC에서 한국은 트럼프의 ‘양털깎기’를 막아내고 자유무역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한다. 우리 경제의 미래가 이번 정상회의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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