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그저 추억이구나
<망각기란? Part 1에서>
어느 날엔 옆 부서에 중국인 인턴이 왔더라고. 물어봤더니 2002년 생이더라. '야~ 벌써 2002년 생이 인턴으로 오네? 한국이었다면 2002 월드컵 아냐고 물어봤을 텐데? 그럼 얜 내가 초등학생일 때 태어난 거 아냐? 얘가 초등학생 때 내가 고등학생이었겠네' 같은 생각을 하다가 문득 학창 시절 겪었던 체벌이 생각났어. 그래서 뜬금없이 "너도 선생님한테 매 맞아봤냐?" 물어봤지. 그러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 하는 뚱한 얼굴로 자긴 그런 일 겪은 적 없다더라. 집에 돌아오는 길에 검색해 보니, 한국에서도 체벌이 금지된 지 벌써 10년도 더 됐다데?
그렇더라고. 내가 겪었던 한국 학창 시절은 이미 사라진 거야. 그리고 내가 스웨덴에 대해 알아가는 동안 한국에 대해선 점점 잊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알던 한국은 시간의 모래 속으로 점점 묻혀져가네. 그래서 영감이니 뭐니 하는 소리를 더는 못 하겠어. 기억 속 한국은 추억 속에나 있으니까. 오늘의 한국 학교에선 분명 그때처럼 떠들었다고 엎드려뻗쳐 한 다음 볼기짝 두대 씩 맞는 일은 없을 테니까. 나는 변화를 말할 타이밍을 이미 놓쳐버린 거지 뭐. 바꾸고 싶었던 모습은 벌써 떠나버렸네.
<망각기란? Part 3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