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름을 잊다.
나도 나를 낯설게 느낄 때가 나날이 늘어가. 영어가 반갑다니...처럼, 스웨덴어 속에서 살다가 문득 마주친 영어가 반가울 때, 갑자기 영상 20도에 가까워진 날씨에 문득 '여름이구나' 느낄 때, 한국말을 주고받은 지 몇 달 됐음을 뒤늦게 알아차릴 때 그래. 내가 모르던 내 모습에 어느새 익숙해진 내가 나도 낯설어.
그러다 가끔 시간이 나면 나는 내가 무엇을 잊어버렸는지 기억을 되짚어보곤 해. 우선 이민을 오며 품었던 기대와 두근거리던 떨림이 생각나 가슴이 아련해져. 꿈을 꿨고 닿으려 달려 도달한 둔덕에서 돌아보니 어느새 가려던 길에서 갈라졌더라. 이런 길이 있는 지도 몰랐고, 이런 길을 걷는 줄도 몰랐지만, 그래서 더 놀랍고 신기하면서도 즐겁네.
글을 써서 순간의 기억을 남기고 때때로 돌아봐설까? 글에 담긴 일을 겪던 나와, 그 기억을 글로 담던 나,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지금의 나는 분명 같은 기억을 공유하지만 뭔가 다른 사람 같아. 지금 아는 걸 그땐 몰랐고, 그랬기에 오늘의 내가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그때의 내가 너무 어색해. 몰랐던 나로 하루를 채워가는 동안, 잊혀가는 나를 망각기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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