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ominic Cho
Jun 19. 2023
총점: 9/10 -> 9.5/10 (2020.06.22)
- 한 줄 서평
뇌의 발달부터 기능, 목적 그리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다양한 전문가들의 관점을 모아 정리한 개론서.
(2020.06.22) 변화하지 않는 것이 자연스러운 본성이라는 사실과, 신체는 명확한 운명론적 한계를 갖는다는 사실이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음을 한 달이 지나서야 깨달았습니다.
- 내용 정리
8개 장으로 구성된다.
1: 자유의지냐 운명이냐
2: 발달 중인 뇌
3: 배고픈 뇌
4: 보살피는 뇌
5: 지각하는 뇌
6: 믿는 뇌
7: 예측 가능한 뇌
8: 협동하는 뇌
흥미로운 부분
1. 피부는 인생이다. 장수의 역설, 움직임의 힘 등 다른 건강 관련 서적에서 언급된 뇌와 내장, 면역계의 관련성이 본 책에서도 자주 설명되어 있다. 각 의학분야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다시 한번 알 수 있다.
2. 작가는 뇌를 설명하며 자신의 몸과 삶에 대한 통제가 상당히 제약되어 있음을 증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사항이 자기 파괴적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한다. 오히려 한계 인식과 함께,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한다.
3. 10대의 앞이마겉질에서 시냅스 가지치기가 일어난다는 점이 딥러닝의 pruning과 유사하다는 점이 놀라웠다. 의학 지식이 인공지능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4. "식욕은 대체로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어 유전자 안에 새겨져 있으며 뇌 회로도 이미 그런 식으로 배선되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는 부분에서, 다이어트 실패는 의지 부족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5. 성체가 되어 학습한, 체리 냄새와 전기 충격의 연관이라는 새로운 기억이 어떻게 세대를 건너 전달될 수 있을까?(후성유전학)라는 부분과 용불용설의 차이점이 궁금하다. 중학교 과학시간에서 용불용설은 틀렸다고 배웠었다. 그런데 이 내용은 개체가 학습한 특성이 유전되는 내용이다. 용불용설과 유사하면서도 어딘가 다른 것 같은데 정확히 어디가 어떻게 다른 지 잘 모르겠다. 아시는 분이 있다면 알려주시기를 부탁드린다.
6. 수컷 쥐가 새끼를 돌보는 사례에서 아빠들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책 구절처럼, 필요야말로 발명의 아버지임이 입증되었다.
7. 보수적인 사람의 뇌와 진보적인 사람의 뇌는 신경학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8. '안 쓰면 잃게 된다 use it or losse it'라는 격언에서 보여 주듯 택시 운전사들은 은퇴하고 나면 해마의 크기가 평균에 가까워졌다. 는 부분은 몰랐던 부분이었다.
9. 전반적으로 각 장마다 마치 논문의 Summary, Introduction, discussion처럼, 어떤 내용을 설명할지(혹은 했는지), 해당 장의 의미 등이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각 장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독자친화적인 뇌과학 개론서이다.
- 감상
1. 책의 각 부분에서 어디에서 일하는 누구와 만나서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를 설명한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을 모아서 설명했기에 보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다만, 뇌 전반이라는 너무 넓은 부분을 담았기에 구성이 조금 매끄럽지 못한 점이 아쉽다.
2. 무거운 내용 중간중간마다 가벼운 위트를 곁들였다. (아들이 그렇게 빤히 쳐다보지 말라고 정중하게 요청했다. 등) 이러한 살짝 맥 빠지는 느낌이 드는 영국식 유머를 좋아하기에 책을 즐기며 읽을 수 있었다.
3. 10대들이 뇌와 몸의 변화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부모들이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범이 되고 아이들을 관찰하라는 저자의 확신에서 11번째 인생의 법칙: "아이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 방해하지 말고 내버려 두어라"가 생각났다. 다시 한번 정점에 도달한 사람들의 주장들을 관통하는 맥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4. 마찬가지로 길스와 그의 아내가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사례에서 "완벽한 공부법"의 의식적 노력, 환경 설정의 중요성 그리고 믿음이 떠올랐다. 그리고 "집단으로서도 우리는 온갖 서로 다른 믿음을 중심으로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고 선택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정의란 무엇인가?"의 공동체주의가 생각났다. 우리들에게는 옳고 그름의 현실적인 한계를 받아들이고 어떤 선택을 할 지에 대한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된다고 생각한다.
5. "실험을 계속 진행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모든 것을 한 방에 해결해 줄 방법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부분에서 Trial & Error 가 떠올랐다.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틀렸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수정&보완해 나가는 법을 배웠었다. 고통을 겪을 때 도움이 되는 말이다. Trial & Error.
6. "우정은 단일 요인으로는 건강과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는 부분에서 내 친구관계를 돌아볼 수 있었다. 마음에 맞는 친구들에게 먼저 연락해서 친밀한 관계가 되고 싶다.
7. "당신이 기존에 세상을 어떻게 당신만의 방식으로 이해했느냐는 색안경을 통해 처리된다."는 부분에서 링크드인의 Effective Listening이라는 강의에서 배운 내용이 떠올랐다. 나쁜 듣기의 한 예가 바로 자신의 필터로 상대방의 말을 판단하는 것이었다. 이는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기술로 내 인간관계 단절에 큰 영향을 끼쳤었다. 이 책을 통해서 필터(색안경)의 과학적인 근거와 한계를 깨달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링크드인 강의에서 배운 경청과 공감의 대화를 생활에서 익혀나갈 것이다.
8. 책을 읽으며 전류가 흐르는 듯한 느낌을 "의식적으로 무언가에 대한 생각을 고쳐먹고, 모순을 일으키는 이 새로운 생각을 위해 새로운 신경로를 까는 데 필요한 추가적인 노력은 그냥 그럴만한 가치가 없는 건지도 모른다. 중략. 여기에는 큰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에서 받았다.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할 때마다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아무리 생각해도 틀린 말과 행동을 왜 바꾸려고 하지 않는지 정말 오랫동안 답답하게 여겨왔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변화에 저항하는 것이 에너지 소모를 줄여 생존에 유리하다니! 내 필터(색안경)가 얼마나 불완전했는지 다시 한번 절감한다. 다른 사람에게 변화를 조언하기보단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감정에 공감해야 되는 과학적인 근거를 찾을 수 있었다.
9. 마지막으로 대화와 토론,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이타적 행동이 이기적인 요소(이기적 이타주의)가 있다는 점, 그리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함께 결론으로 제시하는 다섯 가지 팁 등 마무리가 참 깔끔했다. 새로운 관점을 배우고 내 잘못을 깨달을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다. 책을 읽을수록 내 부족함을 깨닫게 된다.
[이글루스 서비스 종료로 브런치스토리로 이전]
[2020/05/19 원문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