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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Jun 27. 2023

대유행병의 시대

마크 호닉스바움

총점: 9/10



- 궁금한 점 (토론 거리)


1. 책의 코로나 부분을 현재 상황과 연관 지으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 한 줄 서평


"아는 것이 힘"이라는 문장은 코로나를 비롯한 전염병에도 적용된다.



- 내용 정리


어려운 책이다. 나는 전염병 관련 미생물학이나 의학적 지식은 없다시피 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 책은 정말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전염병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퍼지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등 기본적인 개념을 갖게 되었다.


그렇기에 그 정도 수준인 내게 스페인 독감부터 코로나 19까지 총 10종에 이르는 전염병을 담은 책을 요약할 능력은 부족하다. 따라서, 책의 목차와 내용을 한 줄로 정리하는 것으로 내용 정리를 마친다.


서문 상어와 포식자 - 전염병의 역사

01 푸른 죽음 - 스페인 독감

02 천사의 도시에 찾아온 전염병 - LA의 페스트

03 앵무병의 대유행 - 미국 전역의 앵무병

04 필라델피아 살인마 -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의문의 재향군인병

05 재향군인병의 귀환 - 완벽주의자의 집념이 발견한 레지오넬라 균

06 미국의 에이즈, 아프리카의 에이즈

07 사스: 슈퍼 전파자 - 코로나 바이러스

08 국경 지대에서 발생한 에볼라

09 Z로 시작하는 병, 지카

10 질병 X - COVID-19 + 그 이후

에필로그 대유행병의 시대 - 엑기스



- 감상


1. 이전 책 "테크 심리학"이 학술적인 문체여서 읽기 어려웠다고 불평하는 내게, 이번 책은 "이게 각 잡고 쓴 학술적이고 과학적인 글이란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용이 조금 어려우면 불평하면서 읽겠지만, 너무 어려우니 "어떻게 하면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고민하며 읽었다.


그 방법 중 하나로, 반복되는 전염병 사례를 읽어가면서 그 속에 어떤 패턴이 숨겨져 있는지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보기 좋게 요약된 글을 읽는 순간 머릿속 안개가 걷히는 느낌을 받았다.

깨달음을 얻는 순간에 그런 느낌을 받는다. 어두운 장막이 화악~ 하고 걷히면서 가려졌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의 희열을 느낄 땐, "유레카"라고 외친 아르키메데스의 심정이 고스란히 이해된다.


단, 저자가 "꼭 그랬어야만 했는지" 조금 아쉽다. 좀 더 쉽게 쓸 수 있지는 않았을까? 에필로그 내용을 서문에 먼저 적어줬다면 독자가 내용을 파악하기에 좀 더 수월하지는 않았을까?


그렇기에 이 책은 이해하기 쉽게 정리된 글을 읽는 것이 지루해지기 시작한 독자들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미디엄 스테이크의 부드러운 식감이 질렸을 때, 날 것 그대로의 생생한 식감을 즐기고 싶어 레어 스테이크를 시키는 날이 있다. 이 책도 그런 날 읽기 좋은 책이다.



2. 과학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쓴, 어떤 현상의 원인을 찾기 위한 "핵심적인 질문"과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답을 찾는 과정을 다룬 글 읽기는 정말 개운하고 깔끔하다. 다만, 그 과정의 세세한 디테일을 전부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너무 고통스러워지기에 전반적인 흐름과 패턴을 인식하려고 노력하면서 읽었다.


읽으면서 가장 좋았고 행복했던 점은 저자가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때까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과정을 지켜보는 경험이었다. 무수히 많은 질문을 품고 있는 저자가, 마찬가지로 호기심이 많아서 풀리지 않는 질문들을 안고 살아가는 내게, 마치 "그런 사람이 너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큰 위로가 되었다.


이외에도 실패를 분석하여 개선점을 찾아 개선하는 모습,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모습, 비판이나 다른 이론을 소개하는 모습 등에서 과학적인 사고란 무엇인지 다양한 예시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3.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웠던 부분을 적어보자면,


1) 전염병이 반복될 때마다 비슷한 모습들이 반복될 때 안타까웠다.


"이 행사가 질병 확산에 악형향을 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 (12%)

"보수적인 정치인들에게 에이즈는 "신의 심판"일 뿐이었다." (45%)

"또 한 번 바이러스가 유행해야 세상이 정신을 차리고 주목하는, 그런 일은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80%)

"감염자의 대다수는 여기까지가 끝이다. 며칠이 지나면 증상은 사라지고 몸 상태가 좋아지기 시작한다." (82%)


코로나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 이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다. 그렇기에,

"이만큼 시간이 지났으면 이제 행동해야 한다." (84%)


2) 연구를 위해 정말 많은 동물들이 희생되는 모습에서 "이게 최선인지, 더 나은 방법은 없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들의 희생을 통해 인류는 병을 극복해 나간다. 다만, 그 과정에서 생기는 고통을 조금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좋겠다.


나는 의학이나 미생물학이라는 분야에서 그런 방법을 찾아낼 능력이 없다. 다만, 그 분야에서 노력하시는 분들이 그 방법을 언젠가는 찾아내실 수 있기를 바란다.



4. 에필로그 부분은 내용 복습이 필요할 때 읽어보기 딱이다. 그렇기에 기억을 위해 내용을 간추려서 남겨놓는다.


우선 전염병이 반복되는 원인을 알아보자.


"도시화와 세계화", "기술과 인위적인 환경의 변화", "해외여행과 국제무역", "숲에서 더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는 행위" (86~87%)


원인을 파악했으니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지향/회피행위)을 적어본다.


"감염 질환이 하나로 엮인 생태계 망의 한 부분"

"미생물을 그저 박멸해야 하는 전염병의 원인으로만 보는 시각은 피해야 한다."

"지식인이라는 자만심을 버리고 자신이 아는 것의 넓이와 깊이를 착각하거나 거짓으로 꾸미지 않으려고 노력"

"인류와 주변 환경 사이에 균형 있고 통합적인, 동시에 가치 있는 관계가 성립되는 것"

"지구와 인류의 공생"

"보다 전체론적인 시각에서 환경에 책임을 져야 한다."

"전염병은 예측할 수 없을지언정 반드시 되풀이된다."

(모두 87%)


참으로 명쾌하게 정리된 에필로그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내공에 감탄한다.



5. 이전 책 "테크 심리학"에서 "기술이 인간을 감정에서 자유롭게 해 주리라"는 기대은 헛된 믿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이번 책에서는 "기술이 인간을 전염병에서 자유롭게 해 주리라"는 기대 또한 헛된 믿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 말은 "기술이나 믿음은 중요하지 않아."라는 뜻이 아니다. 기술의 발전과 그 기술로 더 나은 삶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믿음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에 대한 대응 능력의 향상을 의미하지 문제 자체의 해소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짚어 둔다.



6. "특정 집단 때문에 코로나가 퍼졌다."라는 식의 말은 그만 듣고 싶다.

이번 주에도 중학교 친구들과 그런 대화를 나누었다. 난 "도대체 그 말에 어떤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기에 비판에 머물기보다는 그 현상의 원인을 파악하고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지만, 친구들은 다른 이유를 대며 특정 집단을 계속 비판했다.


그 대화에서 사람들은 누군가 "잘못했기 때문에 비판"하기보다는 "비판하고 싶기에 잘못"을 찾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각박한 세상이다.

그 각박함이 힘들어 어떤 사람들은 '신념 체계'에서 안식을 찾는다. 어떤 사람들은 그 각박함이 힘들어, '신념 체계'를 찾는 사람들의 단편만을 보고 비판한다. 전자와 후자 모두의 행동이 이해되기에 안타깝다.


그렇다면 왜 각박할까?

각박함 속에서 쉽고 편한 안식이나 비판을 찾기에 더욱 각박해지는 것은 아닐까?


직장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을 적다 보면서 알게 된 점이 하나 있다.

처음 적기 시작할 때는 동료가, 업무가, 환경이 나를 힘들게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적다 보니 그 요소들을 대하는 내 마음가짐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을 깨달았다.

동료가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업무를 잘 해내고 싶다는, 좀 더 여유로운 환경이었기를 바라는 내 기대들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으며 깨달은 점이 있지 않았던가. 그 어떤 참혹한 환경에서도 나는 내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는 깨달음. "작은 것의 힘"에서도 배우지 않았던가. "SEAT" 상황(Situation)과 감정(Emotion)에 대해서 회피행위(Away)를 할 것인지 지향행위(Toward)를 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도, 어떤 행동이 지향행위이고 회피행위인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라고 믿는다.

내게 있어 지향행위는 동료, 업무, 환경에 대한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다양한 개선 방법들을 찾아서 적용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 다수가 지향행위를 선택하는 사회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부터 다수가 회피행위를 선택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기가 너무 버겁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선택할 힘이 있다. 그 선택을 위해 시간을 들여 차근차근 꾸준하게 준비하자.

나 혼자만이 아니다. 지향행위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모여서 제도가, 정치가, 사회가 바뀌어나갈 것이다.


사랑과 믿음이라는 두 다리로 단단히 세상을 딛고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는 법칙부터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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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6 원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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