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 하는 일들
죽을 때 후회하는 것들...
일본의 호스피스 전문의 오츠 슈이치는 자신의 베스트셀러 '죽을 때 후회하는 25가지'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1. 자신의 몸을 소중히 하지 않았던 것
2. 유산을 어떻게 할까 결정하지 않았던 것
3. 꿈을 실현할 수 없었던 것
4. 맛있는 것을 먹지 않았던 것
5. 마음에 남는 연애를 하지 않았던 것
6. 결혼을 하지 않았던 것
7. 아이를 낳아 기르지 않았던 것
8. 악행에 손댄 일
9. 감정에 좌지우지돼 일생을 보내 버린 것
10. 자신을 제일이라고 믿고 살아온 것
11. 생애 마지막에 의지를 보이지 않았던 것
12.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마워요'라고 말하지 않은 것
13. 가고 싶은 장소를 여행하지 않았던 것
14. 고향에 자주 찾아가지 않았던 것
15. 취미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던 것
16.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지 않았던 것
17.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았던 것
18. 사람에게 불친절하게 대했던 것
19. 아이를 결혼시키지 않았던 것
20. 죽음을 불행하다고 생각한 것
21. 남겨진 시간을 소중히 보내지 않았던 것
22. 자신이 살아온 증거를 남기지 않았던 것
23. 종교를 몰랐던 것
24. 자신의 장례식을 준비하지 않았던 것
25. 담배를 끊지 않았던 것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조금 더 먼 나라 호주의 호스피스였던 브로니 웨어(Bronnie ware)가 책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The Top Five Regrets of the Dying)에서 말하는 죽기 전에 가장 많이 하는 후회 다섯 가지는 아래와 같았다.
1.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한 것
2. 그렇게 일 할 필요가 없었는데 왜 인생을 일에 치어서 허비한 것
3.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살지 못했다는 것
4. 친구들과 연락하며 살지 못한 것.
5. 행복은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
일주일이 남아 있다면...
또 다른 환경인 미국의 호스피스 의사 캐런 와이어트는 25년간 시한부 환자들을 관찰하며 쓴 책 '일주일이 남았다면'에서의 후회 일곱 가지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1. 죽을 만큼 마음껏 사랑해볼 걸
2. 조금만 더 일찍 용서할 걸
3. 걱정은 내려놓고 행복을 만끽할 걸
4. 마음을 열고 포용할 걸
5. 한 번뿐인 인생, 열정적으로 살아볼 걸
6. 아등바등 말고 여유를 가지고 살 걸
7. 있는 그대로에 감사하면서 살 걸
결국 끝이 있는 삶을 살아감에 있어 조금씩 다른 언어로 강조하는 생의 마지막 순간, 어찌보면 가장 진실한 순간에 후회되는 것들은 크게 두 가지로 좁혀진다. 본인과 사랑하는 사람을 삶의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흘려보냈다는 것. 너무 뻔한 얘기일 수 있지만, 평균 수명이 늘었지만 오히려 누구나 죽는다는 평범한 사실은 이전세대 보다 훨씬 더 유념하고 사는,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가장 큰 질문 중에 하나임에는 분명하다.
자유시간을 통한 인생조정 실험
학교를 졸업하고 근 25년 만에 얻은 자유시간을 어떻게 나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의미 있게 사용할 지에 대한 생각을 처음으로 두서없이 해봤다.
1) '나'의 지적 자산(IP)을 만들기를 시작하는 것
2)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시간을 쓰는 것
3) 조금 더 괜찮은 몸을 만드는 것
4) 월급 없이도 돌아가는 Cash Flow를 만드는 것
5) 한때 빛났던 영어 능력을 복원하는 것
6) 빡세게 독서해보는 것
7) 이런저런 이유로 못 만났던 사람들을 내 중심으로 만나보는 것
우선 '나'를 위한 것은 방향이 명확 치는 않지만 브런치에 소박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날그날의 소회를 적는 것, 그 과정에서 얻은 것 잃은 것들을 기록하는 것. 글쓰기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생각을 많이 하게 했다. 한 줄이든 한 문단이든 일필휘지로 쓰고 발행해 버린 완성형 에세이든 닥치는 대로 한 일주일 써봤다. 열흘쯤 되던 어느 날은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문득 '어제 쓰다 남은 글을 마저 쓰고 싶다'는 작은 욕망이 모닥불처럼 피어올랐다. 마치 초등학교 시절 동네 친구들과 한참을 놀다가 아쉬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서 다음날 해가 뜨면 만사를 제쳐두고 또 나가 놀 생각에 뒤척였던 것처럼 글쓰기는 생각보다 꼬리가 길었다. '사람 만나는 것도 좋고 술도 좋다만 이왕 뽑은 칼 뭐라도 써보자. 쓰다 보면 쌓이겠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은 우선 올해 수능을 보는 딸아이에게 도움을 주는것으로 시작했다. 이 아이가 한국 나이로 세 살이 되던 해부터 거의 3년간 아빠는 한 달에 2박 3일 정도를 제외하고는 내내 출장으로 집에 거의 없었다. 평생 효도를 다 한다는 아이의 가장 예쁘고, 소중한 시간들을 그렇게 흘려보낸 것이 늘 아쉽고 미안했었는데, 아이에게 응원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기에 아이의 전담 기사로, 요리사로, 보디가드와 멘토로 함께 할 찬스가 생겼다.
생에 처음으로 아이의 하교를 함께 했다. 역시 생에 처음으로 아이의 점심과 저녁을 요리해봤다. 함께 이동하며 "아빠는 늘 미안했었어. 너 세 살 때부터 3년간 아빠가 집에 잘 없었잖아...", 기억이나 할는지 떨리는 마음으로 툭 던졌다. “응, 그때 아빠 집에 오면 첫날은 어색했었어. 다음날부터는 아빠와 어떻게 해야할 지를 잘 몰라서 오빠 흉내 내면서 아빠랑 어울렸지. 그러면 또 아빠는 금방 어디론가 떠나더라고." '제법 기억을 하고 있네, 세 살짜리라고 함부러 대하면 안 되는거였구나.‘ 생에 처음 하는 입시와 관련된 생소한 대화들, 밖이 훤한 낮시간을 아이를 위해 뭔가를 하며 보내보는 것…내년부터는 이 기회마저 빛의 속도로 사라지겠지. 맘만 먹으면 언제나 할 수 있을 것 같던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기회도 그저 잠시 허락되는 가을 일몰과 같은 것.
조금 높은 수준의 운동, 현금흐름, 영어와 독서는 이전과 크게 다른 변화를 주지 못했다. 사람들은 만나고 싶은 사람들만 선택적으로 여유 있게 만나고 있다. 얼마나 바람직한 우선순위인가? 일곱 가지 중 나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두 가지를 먼저 실행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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