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독따독 Aug 14. 2020

사탕이 하나뿐이네요

내가 원하는 미래

고요한 성당.


그 성당에 교적 두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더 편안하다.

누군가 등뒤에서

효부 '였었다'거나

나쁜 ’ 이라고 말하지 않는 .


그날도 차 한잔을 뽑아 책을 펴고 앉았다.

탁, 터벅 탁, 터벅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조심히 의자 빼는 소리가 들린다.

다시 책속으로.


얼마나 지났을까?

 "저......" 소스라치게 놀랐다.

에 빠져 바로 옆에 누군가 서있는  몰랐다.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신 할머니. 얘기를 할까 말까 망설이시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내가 너무 놀란 표정을 지으니 당황하신 듯했다.


뒤돌아 가시려는것 같아 황급히 이어폰을 빼고 "네?"


"저, 죄송한데요. 제가 차 한잔을 빼먹고 싶은데 처음 해보는 거라서 한번 보여주면 다음부터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 손에는 지팡이 한 손에는 가방이 들려있었다.

불편하신 몸에 지팡이를 놓을 수도 가방을 놓을 수도 없어 보였다.

주머니에 손을 넣으니 400원이 있었다.

할머니가 원하시는 율무차는 500원, 잔돈을 바꾸려고 성물 판매소를 보니 굳게 닫혀있었다.

"400원은 있는데 100 있으세요? 뽑아드릴게요."

동전이 있으니 당신이 내시겠다고 손사레를 치며 가방을 뒤지신다.

물건이 다 쏟아질 것 같았다.


결국 지팡이를 떨어뜨리셨다. 기어이 오백 원짜리를 찾아 꺼내셨다.

그 연세에 자판기 차 한잔 하지 못할 정도로 자신을 못 챙기셨거나 어딘가 불편하셨을지도 모른다.

 내 머리로는 그 분의 삶을 짐작도 못하겠다. 율무차를 맛있게 드시는 소리가 났고, 또 나는 다시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할머니 존재조차 잊고 있었는데.......


"저......."

이번엔 무언가를 내미셨다.

"제가요. 너무 고마워서 뭘 드리고 싶은데요. 사탕이 하나뿐이네...."

선뜻 받기도 안 받기도 망설여졌다.

하나 남은 사탕은 노인의 '기침을 막는 응급약'이 될 수 있다는 걸 안다.

내가 아는 모든 어른이 사탕을 넣고 다니시는 이유.


그렇지만 할머니의 불편한 마음이 편해지시길 바라는 마음에  먹겠다고 씀드리 받았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분은 어떤 시어머니 일까?

내 머릿속 가득 아니!

시부모님 생각이 나를 거머쥐고 있었기에…

내가  노인중 이렇게 조용하고 숫기 없으시고 심지어 자판기 커피도 처음 빼시는 분은 처음이기에 궁금해 졌다.

 한잔 뽑아드리는  뭐라고 그것도 부담돼서 마지막 사탕 하나까지 건네시는 그분.

별일 아닌 순간에도 마음쓰며 힘들게 지내고 계실  같아서였다.

또 쓸데없는 걱정.


나는 어떤 사람으로 늙어갈까?



매거진의 이전글 추세경 작가님의 글을 읽다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